“8분 만에 물 찼다” 포항 주차장 블랙박스에 찍힌 공포의 순간
2022-09-07 11:55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근에서 찍힌 사고 당일 오전 모습. [JTBC 방송화면 캡처]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한 경북 포항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사고 당시 물에 잠기기까지 단 8분 밖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6일 JTBC는 사고가 발생한 이날 오전 아파트 지하주차장 출입구 쪽에 주차돼 있던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오전 6시37분쯤 지하주차장에서 차들이 줄지어 나오기 시작한다. 지하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하라는 관리사무실 측 안내방송이 나온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이 시간 이미 거센 비바람이 몰아쳐 앞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태였고, 지상 도로에서도 차량 바퀴가 반쯤 잠길 정도로 물이 차오르고 있었다.

2분이 지나는 동안 지하주차장을 빠져나온 차량은 5대에 불과했고, 또다시 2분이 흘러 오전 6시 41분까지 총 9대만이 주차장을 탈출했다. 잠깐 사이 지상에도 물이 더 차올랐고, 지상으로 나온 차량들은 갈 곳을 찾지 못해 서로 뒤엉켰다.


[JTBC 방송화면 캡처]

이후 오전 6시43분 3대가 더 빠져나왔으나 이 때에는 지상에서도 차체까지 물이 차올랐다. 2분이 흘러 오전 6시 45분까지 추가로 2대가 더 빠져나왔고, 그 뒤로 지하주차장에서 나온 차량은 없었다. 단 8분 만에 지하주차장 통로까지 물에 잠긴 것이다.

이 아파트 바로 옆을 흐르는 개천은 평소에는 마른 하천이었는데, 하천이 폭우로 범람해 지하주차장으로 들이치면서 순식간에 물이 찼을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이날 오전 7시 41분쯤 포항시 남구 인덕동에 위치한 이 아파트 1단지와 2단지 지하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주민이 실종됐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소방당국은 배수작업과 수색작업을 벌여 현재까지 9명을 발견했다. 2명은 생존했고 7명은 심정지 상태다.

소방당국은 이들이 6일 오전 지하주차장 내 차량을 이동 조치하라는 관리사무실 안내방송 후 차를 옮기러 나갔다가 갑자기 물이 거세게 들어차면서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7일 오전부터 해병대, 해경 등과 함께 수색인원 55명을 동원해 추가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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