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펌인사이드] ‘디지털 포렌식’ 전담팀 꾸리는 로펌들
2022-09-08 10:01


포렌식 이미지 [연합]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디지털 포렌식(Digital Forensics)은 당초 수사에 활용할 목적으로 증거를 분석하는 기법을 말한다. 스마트폰에 많은 정보를 저장하는 시대가 됐고, 클라우드 저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수사기관은 물론 로펌에서도 포렌식 기술에 대한 수요가 증대하고 있다.

국내 주요 로펌들은 디지털 포렌식 분야를 꾸준히 개척하고 있다. 일반 형사사건은 물론, 기업의 영업비밀 유출 피해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거나, 지적재산권 보호, 공정거래 사건 등 다양한 분야에 포렌식을 활용한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법률사무소는 일찌감치 포렌식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변호사업계에선 처음으로 100명이 넘는 전문가로 구성한 전담팀을 2007년에 꾸려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경찰에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부여되는 등 형사절차 변화에 따른 증거수집 방식에 관한 자문을 세부적으로 제시한다. 규모와 설비 면에서 단연 업계 1위로 평가받는다.

2016년 포렌식팀을 구성한 법무법인 광장은 많은 양의 데이터를 단기간에 분석할 수 있는 ‘비정형 데이터 분석’ 장비를 갖추고 있다. 검사 출신의 이태엽 변호사와 회계부정 분석 전문가인 박영욱 변호사가 주축이고, 검찰 출신 외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14년간 일하며 담합사건 포렌식 TF를 꾸렸던 이창수 전문위원이 활약 중이다. 성공보수 약정을 하지 않는 방식으로 내부조사 객관성을 담보하는 게 특징이다.

디지털 포렌식 부서를 ENI((E-discovery&Investigation)팀으로 확대 개편한 법무법인 태평양은 최근 원용기 전 대검 과학수사부 검찰수사관을 전문위원으로 영입했다. 2007년부터 15년간 서울중앙지검과 대검에서 과학수사 실무를 맡아온 베테랑이다. 검찰에서 초대 사이버범죄수사단장을 역임한 정수봉 변호사도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을 영입한 세종은 2009년 대검 디지털수사담당관, 2010년 금융위 심사분석실장, 2014년 대검 과학수사기획관을 지낸 최성진 변호사가 자리를 잡고 있다. 화이트칼라 범죄 대응 뿐만 아니라 금융거래나 자금세탁방지 업무에 관해서도 전문성을 갖췄다.

법무법인 율촌은 지난해 국제소송을 대비할 수 있는 ‘이디스커버리센터’를 개설했다. 포렌식 분야 전문성을 쌓은 임형주 변호사는 2020년 한국사내변호사회에서 실시한 우수변호사 설문에서 지식재산권 분야 최고변호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화우 역시 2019년 전담팀을 신설하고 영업비밀 유출이나 공정거래 분야는 물론 저축은행의 자본시장법 위반 사건과 같은 다양한 형사사건에서 포렌식 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김성진 선임연구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개인정보침해대응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에서 경력을 쌓은 전문가다.

한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로펌에서 포렌식이 새로운 먹거리가 됐다, 기업들이 사전에 포렌식을 떠서 리스크를 예방하려는 추세여서 고가 장비도 많이 들여온다”고 전했다. 다만 “포렌식이라는 게 결국 사생활이나 기밀을 건드릴 수 밖에 없는 거라 예민한 문제”라면서도 “거꾸로 말하면 기업 정보를 다 알게 되기 때문에, 한번 자문계약을 체결하면 쉽게 못바꾸는 점이 로펌으로서는 오히려 메리트가 된다”고 덧붙였다.



jyg9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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