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구청장을 만나다⑱] 정문헌 종로구청장 “동대문 100층 랜드마크 건설…스카이라인 바꿀 것”
2022-09-13 09:23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거론되는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 여러 재개발 사업을 하나로 묶어 ‘창신미래도시’로 추진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용재·최정호·이영기 기자] ‘대한민국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종로구의 정치 지형이 12년 만에 바뀌었다. 거대한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불리지만, 문화자산으로 인한 개발은 막혀 있었다. 입법가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정문헌 서울 종로구청장은 ‘풍부한 의정 경험’을 살려 종로구를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명박 전 대통령 재임 시절 통일비서관과 제17대·19대 국회의원 등을 지낸 정문헌 구청장은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낙후된 지역으로 거론되는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 여러 재개발 사업을 하나로 묶어 ‘창신미래도시’로 추진하겠다”며 “동시에 ‘문화 뉴딜’을 통해 종로구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정 구청장은 인구가 점차 감소해 14만명에 불과하고, 노인 인구가 많은 종로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주거환경 개선’을 강조했다. 그는 “청년층이 매력을 느끼는 쾌적한 주거·복지 환경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종합적으로 모든 인프라를 바꾸기 위한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민선 8기 목표는 ‘창신동 미래 프로젝트’다. 동대문 근처 상업지구인 창신동 남측 구역의 11만3000㎡(3만3000평) 규모의 땅을 단일 계획으로 묶은 뒤 ‘미래복합단지’로 만들어 낙후된 종로구를 완전히 바꾸고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조성하겠다는 사업이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그는 “흥인지문으로 인한 문화재 고도제한 규정이 있지만, 범위 밖에는 100층 이상의 층고를 올려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그리고 싶다”며 “현재 이 지역이 여러 구역으로 나눠져 있는데 하나로 묶어 코엑스와 같은 대규모 상업지구를 조성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곳에는 아쿠아리움, 백화점, 호텔, 주상복합, 임대아파트가 들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운지구나 용산정비창 부지에 100층 넘는 빌딩이 나올 수 있다는데 우리도 규제를 좀 더 풀어주길 바라고 있다”며 “5만㎡(1만5000평) 정도 호수를 만들고, 3만3000㎡(1만평) 정도 녹지를 확보해 공원도 만들 것이다. 임기 중에 펜스를 치게 된다면 옆 동네 중구의 개발도 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창신동에는 도심공항터미널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정 구청장은 “서울 한복판이어서 용산보다 위치가 좋다”며 “서대문부터 강북지역은 다 종로로 들어온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동대문디자인플라자까지 공항터미널과 함께 지하로 모두 연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 구청장은 재개발 과정에서 문화 유물이 나오는 경우 개발과 보존의 절충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그는 “종로는 땅만 파면 유물이 나올 정도로 유물과 유적이 많이 발견되고 있는 지역”이라며 “인사동 재개발 구역에서는 금속활자가 발견됐고, 종로구 청사에는 조선의 사복시 터가 발견돼 문화재청 발굴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발굴된 문화유산의 보존도 중요하지만, 열악한 주거환경 개선에 대한 구민의 요구도 절실한 상황”이라며 “공평동도시유적전시관처럼 가급적이면 우리 선조의 얼과 문화가 서려있는 전통문화를 보존하면서도 동시에 개발을 추진해나가는 지혜를 발휘하겠다”고 덧붙였다. 공평동도시유적전시관의 경우 빌딩 건설 과정에서 매장문화재가 발견됐지만, 전시관을 조성한 뒤 기부채납하고 시행사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아 건물 높이를 높인 바 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13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종로의 새로운 부가가치 창출 사업으로 청와대·종묘 등을 잇는 ‘문화관광벨트’ 사업도 추진한다. 청와대 개방으로 들썩이는 종로 일대를 ‘문화 1번지’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청와대·창덕궁·송현동 이건희 미술관·종묘·대학로 공연예술거리로 이어지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벨트를 만들어 종로구 문화뉴딜을 완성시키겠다”며 “국립·사립 박물관과 갤러리와 연계해 ‘종로 뮤지엄 패스, 종로 미술관 데이’ 등 여러 사업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창신동 쪽방촌 등 취약계층의 복지정책에 대해선 사각지대 해소에 방점을 뒀다. 그는 “폭염기와 혹한기에 따라 취약 주민을 보호하는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며 “쪽방촌 지역 주민공동이용시설을 리모델링하고, 노숙인에게는 계도 상담을 통해 시설로 가거나 귀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을 위한 인프라 확충도 잊지 않았다. 정 구청장은 “서울시의 온라인 무료학습 ‘서울런(Seoul Learn)’과 연계해 종로 미래교육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특히 성균관대와 서울대병원 등 종로구 소재 대학과 중·고등학교를 연계하는 1대1 멘토링 시스템도 가동될 예정”이라고 했다.

종로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며 ‘종로밥’을 먹으며 컸다는 정 구청장은 “각종 규제와 도시재생이라는 미명 아래 성장 동력을 잃었던 종로를 완전히 바꾸고 싶다”며 “과거에 멈춰있는 종로를 제대로 바꿔 사람이 찾아오는 도시로 바꾸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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