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마리아치 등 전주서 세계 무형유산 큰 축제
2022-09-15 06:01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멕시코 무형유산 마리아치 공연단이 10월 7~8을 전주에서 공연한다.


멕시코 마리아치 공연단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올 가을 전주가 국내, 세계 무형유산으로 그 어느해 보다 들썩인다.

한국 탈춤, 남사당, 멕시코 전통 마리아치 공연, 오래된 각국의 전통지식 유산 부터 벨기에 맥주, 태국 톰얌쿵(tom yam kung), 북한의 평량랭면에 이르기까지 세계의 지혜와 풍류가 올 가을 전주에 집결한다.


벨기에 맥주

이경훈 국립무형유산원장은 “내년이면 국립무형유산원 설립 10주년을 맞게 되는데 그간 산발적으로 진행하던 여러 행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궁중문화축전, 세계유산축전 처럼 ‘축전’ 형태로 확대할 것”이라면서 올해 무형유산대전 등 전주에서 진행될 일련의 행사가 ‘축전’으로의 확장을 앞두고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임을 밝혔다.

이 원장은 “무형유산의 범주가 국악중심의 예능과 공예중심의 기능으로 2범주로만 구분되다가 지금은 의식, 의례, 관습, 구전, 세시풍속, 놀이문화 등으로 확대(유네스코 5범주, 한국 7범주)되면서, 발굴하고 공유할 만한 콘텐츠가 크게 늘어났다”면서 “에미상 6관왕을 기록한 한국드라마 ‘오징어게임’에도 우리의 소중한 무형유산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무형유산축전에는 더욱 다채로워진 무형유산 콘텐츠가 체감도 높게 국민들을 즐겁게 할 것”이라는 뜻을 부연했다.


에미상 6관왕을 차지한 ‘오징어게임’의 줄다리기는 국가 무형유산이다.


이경훈 국립무형유산원장이 24일 한국의집에서 미디어 간담회를 갖고 있다.

▶먹는 영화 보며 먹는 음식무형유산축제= 오는 16일부터는 네이버TV 등 온라인으로 ‘2022 국제무형유산영상축제-음식문화’의 막을 올린다.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 재료를 준비하고 다른 사람과 나누는 과정 등 문화적 의미에 주목한 영화와 영상 등 총 32편을 감상할 수 있다.

개막작은 단편영화 ‘평양랭면’이다. 옥류관 수석 주방장 철중(백일섭 분)이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이 요청한 평양냉면을 직접 만들기 위해 파견되는 이야기를 담았다.


평양랭면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을 소재로 한 볼리비아-칠레-페루의 ‘영원, 위나이 파차’, 멕시코 ‘다이애나 케네디: 과카몰레 철학’, 벨기에의 맥주 문화를 다룬 ‘람빅, 시간과 열정의 맥주’, 일본 ‘스키야키:감방미식회’ 등이 상영된다.

미국의 테이블 세팅 대회를 기록한 ‘세팅!’, 유네스코 아태무형유산센터가 공동제작한 태국의 ‘톰 얌 꿍’, 북아프리카 인기식재료를 소재로 한 ‘할머니표 미트볼 쿠스쿠스’, 한국의 ‘제주 떡, 우주를 빚다’ 등도 주목할 만하다.

23일부터 25일까지 전북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에서는 이들 영화를 관객들이 모여 오프라인으로 관람하면서, 영화에 등장했던 ‘장 담그기’ 체험, 된장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 콘서트 등을 할 예정이다. 한국 아프리카 춤-음악연구소의 축하공연도 이어진다. 아울러 위나이파차 오스까르 카타코라 감독과의 대회, 된장명인 조정숙씨와의 토크 콘서트, 전통놀이 체험도 이어진다.


대한민국 무형유산 대전

▶전통지식의 재발견= 무형유산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모이는 포럼과 학술대회도 열린다.

이달 21∼23일 열리는 세계무형문화유산 포럼에는 전 세계 12개국의 전문가 30여 명이 참여해 무형유산으로서 전통지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살펴보고 구체적 사례를 논의한다.

인도 오리사 부족의 자원보존 및 활용, 충남 아산 신농씨들 구답보 관개시설의 지혜, 간척지 농민들의 물관리 지혜, 페루 코롱고의 물 판관 제도, 괌의 ‘구마 요 암테’로 보는 토착적 치유와 그에 대한 믿음, 타이마사지 치유 관습, 콜롬비아 샤먼의 치유적 전통시식 등이 소개된다.

이들 전통지식은 모두 자연 친화적인 것으로, 문명이 빚어낸 순기능 이외의 역기능을 줄이고, 환경을 지키면서도 인간에게 이롭게 자연을 이용하는 방법의 단초를 제공한다.

세계 각국의 전통지식을 통해 지구촌의 화두가 되고 있는 지속가능성, 인류의 건강을 향한 새로운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사람과 자연을 잇는 무형유산의 참뜻을 소개한 포스터

▶축전으로 승격되기전 무형유산 대전= 9월 말부터는 무형유산을 즐길 수 있는 체험·공연이 이어진다.

국립무형유산원의 대표 행사인 '2022 대한민국 무형유산대전'은 9월 30일부터 10월 2일까지 전주에서 열리는데 무형유산을 소재로 한 창작 공연,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의 대담 등이 준비돼 있다.

공예 분야 국가무형문화재 보유자와 전승교육사의 작품 243점을 선보이는 전시도 열린다.

김용구 국립무형유산원 무형유산진흥과장은 "이번 행사는 무형유산 종합 축제의 의미"라며 "무형유산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독창성)와 앞으로의 미래를 가늠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월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의 가치를 되새기기 위한 특별 공연도 열린다.


중남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KARD는 이번 무형유산 국제교류때 멕시코로 간다.

▶한-멕 수교 60주년, 마리아치 오고, K컬쳐 가고=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과 멕시코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10월 7∼8일 멕시코의 전통 음악인 ‘마리아치(Mariachi)’ 공연을 전주에서 선보인다.

125년 전통의 마리아치 대표 그룹인 ‘마리아치 바르가스 데 데칼리틀란’(Mariachi Vargas de Tecalitlan) 단원 20여 명이 한국을 직접 찾아 다양한 레퍼토리를 들려줄 예정이다.

마리아치가 한국에서 공연하는 사이, 우리 K컬쳐 대표단은 세계 4대 축제 중 하나인 멕시코의 과나후아토 세르반티노 페스티벌에 주빈국으로 참가해 공연을 벌인다. 청와대처럼 개방된 멕시코시티 대통령궁에서 우리의 부채춤, 남사당놀이, 사자탈춤 전통공연단과 성악가 조수미, K팝그룹 KARD(카드)가 흥을 돋운다.

이 원장은 “K-컬처라고 불리며 전 세계에 알려지는 한국 문화의 뿌리도 결국 우리의 춤, 음악, 디자인 등 전통문화에 기반을 둔다”면서 “그간 유형 문화재를 중심으로 활용 사업이 많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일상에서 무형 문화재도 많이 퍼져서 삶의 질도 높이고 문화적 수준을 향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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