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장례식…지구촌 정상·왕족 2000여명 총출동 ‘추모’
2022-09-19 11:29


지난 8일(현지시간)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서거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장례식이 19일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국장으로 치러지고 윈저성에서 영면에 드는 가운데 군인들이 웨스트민스터궁전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여왕의 관을 지키고 있다. [EPA]

영국 군주로선 가장 긴 70년간 재위하며 국민적 사랑을 받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일(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국장을 치르고 윈저성에서 영원히 잠든다.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7시)에 거행되는 국장에 미국 등 세계 주요국 정상과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등 왕족 500여명 등 총 2000여명이 참석한다.

주요 외빈들은 전날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공식 리셉션 참석차 하루 먼저 도착해 웨스트민스터궁전 웨스트민스터홀 발코니에서 여왕의 관을 향해 추모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부인 질 바이든 여사는 여왕의 관을 바라보며 성호를 긋고 손을 가슴에 댄 채 숙연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조문록에 ‘엘리자베스 여왕은 직무를 위한 변함없는 헌신으로 전 세계의 존경을 받았습니다’라고 쓰고 서명했다.

그는 “내가 (찰스 3세) 국왕에게 말씀드렸듯이 여왕은 그가 가는 길의 모든 걸음을 함께하실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70년 동안이나 여왕과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이다. 우리 모두가 다 그렇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여왕의 관을 향해 고개 숙였다.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필리프 벨기에 국왕, 마르그레테 2세 덴마크 여왕, 파블로스 그리스 왕세자 등 유럽 왕실뿐 아니라 나루히토 일왕과 지그메 케사르 남기엘 왕추크 부탄 국왕, 레치에 3세 레소토 국왕 등 세계 각지 군주들이 속속 도착해 조문했다.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는 젤렌스키 대통령 대신 영부인과 총리가 조문 대표로 참석했고 중국은 왕치산 국가 부주석이 대표단을 이끌고 조문했다.

국장에는 리즈 트러스 총리 등 전·현직 총리 등 영국 주요 인사들과 공을 세워 훈장을 받은 이들도 초대됐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국가 장례식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각국 정상과 왕족 등 500명과 영국 전·현직 총리 등을 포함해 약 2000명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런던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장엄하게 치러진다. 영국의 국장(國葬)은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이후 57년 만이다. 오후 운구차량이 윈저성까지 5㎞ 이동하는 동안 장례행렬을 보려는 인파가 100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찰스 3세 국왕이 주최한 리셉션 참석차 하루 먼저 도착한 각국 정상과 왕족들은 여왕의 관이 놓인 웨스트민스터궁전 웨스트민스터홀을 찾아 추모했다. [로이터·AP]

BBC에 따르면 영국에서 국장이 치러지는 건 윈스턴 처칠 전 총리 이후 57년 만이다.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눈을 감은 여왕은 이후 11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일반조문객을 받기 시작했고 공군기로 런던으로 옮겨졌고, 13일 버킹엄궁에서 하루를 보낸 뒤 14일부터 웨스트민스터궁전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일반조문객들과 만났다.

웨스트민스터홀에서 웨스트민스터사원까지 100m를 총포차 실린 여왕의 관을 찰스 3세 국왕을 비롯한 왕족들이 뒤따른다.

웨스트민스터사원은 여왕이 1953년 대관식을 치른 장소다. 1947년엔 이곳에서 필립 공과 결혼식을 했다. 18세기 이후 국왕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것은 처음이고, 2002년엔 여왕 모후의 장례식이 거행됐다.

장례식은 웨스트민스터사원의 데이비드 호일 사제가 집전하고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가 설교한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봉독을 한다.

오전 11시55분에 백파이프 연주와 함께 영국 전역이 2분간 묵념에 들어간다. 여왕의 장례식은 약 한 시간 동안 진행돼 정오께 마무리된다. 런던 히스로공항은 추모 묵념시간에 맞춰 15분간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하기로 했다.

여왕의 관은 다시 총포차에 태워져 기마대와 군악대 등과 함께 버킹엄궁을 지나 웰링턴아치로 옮겨진다. 여왕의 관은 런던 시내를 천천히 이동하면서 대중에게 마지막 작별을 고한다.

이동 중 빅벤은 1분마다 추모 타종을 한다. 하이드파크에서는 예포가 발사된다. 행렬 선두엔 기마경찰이 서고 7개 부대의 군악대, 영국과 영연방의 군인들, 경찰, 국민보건서비스(NHS) 직원들도 참가한다.

찰스 3세 등 왕실 일가가 관을 실은 포차 뒤를 걸어서 따르고 커밀라 왕비 등은 차를 타고 이동한다.

오후 1시 웰링턴아치에 도착하면 관은 운구차로 옮겨지고 윈저성으로 출발한다. 오후 3시 영구차는 윈저성 롱워크에 도착할 예정이다. 윈저성 내 성조지예배당까지 5㎞ 구간에서 장례행렬이 이어진다. 행렬을 보기 위해 100만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전망된다.

윈저성은 여왕이 코로나19 이후 주로 지내던 곳으로, 거의 1000년간 40명의 왕이 거쳐 갔다.

오후 3시10분 윈저성 앞의 공원 사이 5㎞ 길이 긴 도로인 롱워크 주변에 군인들이 지키고 서고 다시 장례행렬이 이어진다.

오후 4시부터 윈저성 내 성조지예배당에서 추도예배가 진행된다. 찰스 3세 국왕 등 일가와 트러스 총리 등 영연방 정상 등 800명가량이 참석한다. 성조지예배당은 고(故)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인 필립 공의 장례식과 해리 왕자의 결혼식이 치러진 곳이기도 하다.

이때 여왕을 상징하는 제국 왕관(Imperial State Crown), 국왕의 상징인 홀(笏·sceptre)과 구(orb)를 관 위에서 내린다.

찬송가가 끝나면 찰스 3세가 관 위에 근위대의 기를 올리고 여왕 의전장이 지팡이를 부러뜨려 올리며 여왕을 위한 복무가 끝났음을 알린다.

그 뒤 관은 지하 왕실 납골당으로 내려간다. 여왕은 이때 백파이프 연주를 해달라고 개인적으로 요청했다고 버킹엄궁은 밝혔다.

오후 7시30분에 왕실 가족 간 마지막 비공개 예배가 열린다. 예배 후에는 70년간 해로하고 지난해 4월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필립공 곁에서 영면에 든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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