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독 해저가스관서 2차례 의문의 폭발…3개 라인서 연이어 가스 누출
2022-09-28 05:44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의 모습.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 3개가 하루 새 연이어 가스가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서방 양측은 이번 사건이 단순한 사고가 아닐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서로 상대방을 의심하며 책임을 추궁하는 모양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날 노르트스트림의 3개 해저관에서 연이어 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 직전에는 스웨덴 해상교통당국이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누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전날에는 덴마크 해상교통당국이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면서 주변 해역에서 선박 항해를 금지했다.

노르트스트림 AG는 “동시에 3개 가스관이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가스 공급 시스템의 복구 시기를 예상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스웨덴 국립지진네트워크는 가스관 누출 발견 직전 해당 지역에서 두 차례 대량의 에너지 방출이 기록됐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같은 규모의 에너지 방출은 폭발 외에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노르트스트림-1은 이달 초부터 가스 공급이 중단됐으나 내부에는 여전히 많은 양의 가스가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각 연간 275억㎥의 공급 용량을 가진 2개의 가스관으로 이뤄진 노르트스트림-1은 2011년부터 러시아에서 독일로 가스를 공급해 왔다.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발트해 해저 가스관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가 새고 있는 모습. [로이터]

이번 사고의 원인과 관련해 양측은 서로 상대방을 의심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는 전체 대륙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다.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누출이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 탓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반면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서방의 제제에 반발해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계속해서 줄여온 것을 볼 때 이번 누출 역시 러시아의 의도적 개입이 있었던 것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유럽의 한 안보 관계자는 “고의적 손상의 징후가 있다”면서 “결론은 이르지만, 누가 이로 인해 이득을 볼 것인지 물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한발 더 나아가 러시아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트위터에서 “이번 누출은 러시아에 의한 테러 공격이자 유럽연합(EU)에 대한 침략 행위”라고 비난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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