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獨 해저가스관 연쇄 손상...서방 “러 개입 사보타주”
2022-09-28 11:22


27일(현지시간) 덴마크 보른홀름 인근에서 덴마크 F-16 전투기가 포착한 노르트스트림2 해저 가스관 누출 현장. 발트해 상 위로 가스가 올라오면서 거대한 회오리를 일으키고 있다. [AP]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이 동시다발로 손상돼 겨울철 유럽의 ‘에너지 위기’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트스트림 운영사인 노르트스트림 AG는 이날 노르트스트림의 3개 해저관에서 연이어 손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 직전에는 스웨덴 해상교통당국이 노르트스트림1에서 2건의 누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덴마크 당국은 전날 노르트스트림2에서 가스 누출이 발생했다면서 주변 해역에서 선박 항해를 금지한데 이어 이날 사고 주변 발트해 표면 위로 누출된 가스가 직경 1㎞에 이르는 커다란 회오리를 일으키는 영상을 공개했다.

노르트스트림 AG는 “동시에 3개 가스관이 망가진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가스 공급 시스템의 복구 시기를 예상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독일, 덴마크, 스웨덴 등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지나는 국가 정부는 사고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서방은 사고 원인으로 러시아 측의 사보타주(비밀 파괴 공작)로 규정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연관 지어 하이브리드 전쟁의 하나로 보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란 사이버공격 등 비 군사적 수단을 혼합해 상대국의 혼란과 불안을 야기하는 것을 말한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출이 3곳에서 일어난다는 건 사고라고 상상하기 힘들다”면서 “사고가 아닌 고의적 행동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덴마크와의 접촉에서도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를 토대로 이번 사고가 의도적인 행동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며 “아마도 사보타주일 수 있다”고 했다.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우크라이나 상황의 긴장고조와 관련한 사보타주가 분명하다”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 조차 사보타주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당장은 어떤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답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이는 전체 대륙의 에너지 안보와 관련된 문제다.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했다.

덴마크 에너지 청은 누출 규모가 워낙 커서 가스 배출이 중단되는 데 일주일 가량이 걸릴 것이며, 해수면이 메탄으로 가득 차 폭발 위험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한지숙 기자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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