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간0)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에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장갑차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러시아 침공 뒤 일부 영토를 탈환한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을 지원 받기 위해 상세한 타격 목표 리스트를 제공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여러 정부 관료들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공격이 필요한 구체적인 러시아군 목표물을 미국에 전달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 우크라이나 정부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영토 내에서 공격이 필요한 구체적인 타격 목표를 정확하게 기술했다"면서 "이 목표는 현재 우리가 보유한 무기로 접근이 안 되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의 목표물 가운데는 원거리 러시아 병참선, 방공 무기 및 공군 기지, 크림반도를 포함해 러시아 동·남부 지역의 무기고 등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CNN은 분석했다.
장거리 로켓이 제공될 경우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 내에 위치한 러시아 드론 기지도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고 미국 측 소식통이 전했다.
러시아는 이란제 드론을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인들이 시내를 지나고 있다. [로이터]
앞서 우크라이나는 미국에 장거리 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대지 미사일인 ATACMS의 사거리는 300㎞ 정도로, 미국이 지원한 무기 중 사거리가 가장 긴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약 4배에 달한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발표(18대)를 포함해 지금까지 30대의 하이마스를 지원했으며, 이 무기는 주요 전선에서 전투의 흐름을 바꾸고 우크라이나가 역공에 나서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더해 사거리가 더 긴 ATACMS 지원을 요청하고 있으나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현재 지원받은 무기로도 효과적으로 전투를 하고 있다면서 이를 거부하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부 장관은 전날 CNN 방송에 출연해 "우크라이나는 전장에서 지원 무기를 효과적으로 적합한 방식으로 사용하고 있다"면서 "하이마스로 우크라이나 영토 내의 대부분의 목표물을 겨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장거리 미사일 제공을 거부하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이를 러시아 본토 공격에 사용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장거리 미사일 제공 자체가 러시아 입장에서 '미국이 선을 넘었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다는 점도 미국의 판단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조만간 하이마스 4대 등이 포함된 6억2500만 달러 규모의 무기 지원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한편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핵무기 사용 위협에 대응해 비상계획 수립을 계속하고 있다고 CNN방송은 보도했다. 임박한 핵무기 사용 징후도 없고 실제 사용 가능성도 낮지만 만약의 경우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jsh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