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피의 보복’ 시작? 우크라 경찰 “키이우 폭발 최소 5명 사망”[종합]
2022-10-10 17:29


[로이터연합뉴스]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 배후로 우크라이나를 지목한 뒤 수도 키이우(키예프) 중심부 등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이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노출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자존심'으로 불린 크림대교 폭발 이틀 만이다.

푸틴 대통령이 '피의 보복'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우크라이나도 이에 맞불 작전을 시사하는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상황이 더욱 일촉즉발로 가는 모습이다.

AFP·AP·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10일 오전 8시15분(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는 수차례 미사일 공습을 받았다. 도시에 큰 폭발음이 울렸고, 사상자도 여러 명 나왔다.

우크라이나 경찰은 키이우 공습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 등 다른 주요 도시도 미사일에 노출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고 완전히 말살하려고 한다"며 "자포리자의 집에서 잠을 자고 있는 우리 국민을 죽이고, 드니프로와 키이우에서 출근한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맹폭했다.

폭발이 일어난 서부 르비우주의 막심 코지츠키 주지사는 "오전에 르비우주의 에너지 기반 시설에 대한 공습이 있었다"며 주민에게 실내에 머물기를 당부했다.

러시아가 크림대교 폭발에 따른 보복 조치로 키이우 심장부를 노렸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DPA 통신은 키이우 도심에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 본부가 있다고 강조했다. SBU는 푸틴 대통령이 크림대교 폭발 사건의 배후로 지목한 기관이다. 폭격을 받은 키이우의 셰우첸코 지구는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 등이 자리하고 있다. 레시아 바실렌코 우크라이나 의원은 트위터에 키이우 중심부에 있는 키이우국립대 인근에서 최소 1차례 폭발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모스크바 근교의 노보-오가료보 관저에서 화상 경제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7일 70회 생일을 맞는다. [연합]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에 대해 '복수'를 거론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이날 페이스북 페이지에 "사람들 사이에서 희생과 파괴가 있었다"며 "적들은 우리 땅에 몰고온 고통과 죽음에 대해 벌을 받을 것이다. 우리는 복수할 것"이라고 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는 러시아의 문제가 무력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문명세계에 보내는 또 다른 신호"라고 강조했다. A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드미트로 쿨레바 외무장관은 "푸틴은 미사일로 말하는 테러리스트"라며 "푸틴의 유일한 전술은 평화로운 우크라이나 도시에 대한 테러지만, 그는 우크라이나를 부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8일 러시아가 병합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폭발로 일부 무너진 뒤 이틀 만에 공격을 받았다.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을 잇는 보급로라는 중요성 말고도 푸틴 대통령에게는 힘과 자존심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8일(현지시간) 크림반도의 케르치 해협을 가로지르는 크림 대교(케르치해협 대교)가 파괴되며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을 위성 촬영한 사진.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차량용 교량을 지나던 트럭에서 폭탄이 폭발, 일부 구간이 붕괴했다. [막사 테크놀로지]

러시아는 크림대교 폭발의 배후로 즉각 우크라이나를 지목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일을 자신이 했다고 나서지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9일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특수기관이 지휘한 테러라고 규정했다. 그는 "러시아의 중대한 민간 기반시설을 파괴하는 테러 공격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도 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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