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 핏불 습격에 2살·5개월 남매 사망…"한번도 공격한 적 없었는데"
2022-10-11 12:39


집에서 키우던 핏불 2마리의 공격을 받고 숨진 릴리(2)와 홀래스(생후 5개월) 남매. [폭스뉴스 캡처]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 미국에서 애완견으로 키우던 핏불(pit bull) 두 마리가 어린 남매를 습격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7일(현지시간) 폭스 뉴스에 따르면, 테네시주(州) 쉘비 카운티의 한 주택가에서 2세 여아와 생후 5개월 남아가 투견의 일종인 핏불 2마리의 공격을 받아 사망했다.

남매의 어머니인 커스티 제인 버나드(30)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핏불의 공격에 맞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아이들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커스티는 심각한 상해를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핏불 2마리는 버나드 일가가 8년 전부터 집에서 기르고 있는 '미아'와 '치치'였다. "핏불들은 릴리와 홀래스 남매의 베스트프렌드로, 함께 자라면서 지금까지 공격한 적은 한번도 없었다"고 커스티의 친구 켈시 캔필드는 전했다.

그러나 핏불의 공격은 집요했고 10분 이상 이어졌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들은 현장에서 남매의 사망을 확인했다.

사고 당시 아버지 콜비는 부재 중이었고 커티스는 필사적으로 핏불을 아이들에게서 떼어내려고 했다.


아이들을 덮친 핏불. 이들은 사고 다음날 안락사됐다. [폭스뉴스]

켈시는 폭스뉴스에 "2마리의 습격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지속됐다"며 "커스티에게 아이들은 전부였다. 뭔가 위험한 징후가 있었다면 절대 아이들과 핏불을 가까이 두지 않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켈시는 병원으로 이송된 커스티에 대해 "처음엔 무척 혼란스러워 했다"며 "지금은 깨어나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식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당국은 개가 아이들을 덮친 이유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고 핏불 2마리를 다음날 안락사시켰다.

콜비의 친척인 제프 깁슨은 사고 후 페이스북에 "핏불들의 습격은 10분 이상 계속됐다"며 "커스티는 포기하지 않고 아이들을 구하려 했다. 그녀는 영웅이었다"고 했다. 이어 "커스티는 얼굴을 포함한 전신에 핏불에 물린 상처가 있고 꿰맨 흔적이 있어 사지가 붕대로 감겨져 있다"면서 "흉터는 아물겠지만, 마음의 상처는 평생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이것은 비극이다.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너무 슬프다" "안타깝지만 마음의 상처가 빨리 치유되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과거에 핏불 사망 사고가 많았는데도 핏불을 키운 건 부모의 책임이다" "핏불이 아무리 온순해도 투견의 피가 흐르고 있다. 시한폭탄과 함께 산 것" "핏불 사육을 금지시켜야 한다" "핏불은 더이상 애완동물이라고 말할 수 없다" 등의 비판의 목소리도 비등했다.

비영리단체 'DogsBite.org'에 따르면, 미국에서 2020년 한 해에만 최소 33명이 핏불의 공격으로 사망했다. 이는 전체의 72%로, 다른 견종보다 핏불에 의한 사망사고가 많았다. 또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6년간 미국에서 개의 공격으로 사망한 사람은 568명으로, 이중 380명이 핏불의 공격으로 숨졌다.



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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