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에너지 무기화...유럽 ‘추운겨울’ 오나
2022-10-12 11:21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을 이틀째 이어가며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날 러시아군의 공격으로 학교와 의료시설, 주거건물이 파괴됐고, 민간인 1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가운데, 시민들이 불이 켜지지 않아 어두운 식료품점에서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로이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서부 르비우 등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공습을 이틀째 이어가면서 민간인 피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력망과 발전소 등에 대한 미사일·무인공격기(드론)·로켓 공격을 집중하며 ‘에너지 인프라’ 파괴에 집중했다.

러시아의 공격 행태에 대해 전문가들은 겨울을 앞두고 난방 등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 시설을 파괴해 우크라이나 시민들의 항전 의지를 꺾는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강화 중인 서방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무기화’ 전략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AFP·스푸트니크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는 S-300 장거리 지대공 미사일과 이란제(製) 공격용 드론, 로켓포 등을 총동원해 키이우와 르비우,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州), 남부 자포리자시(市) 등을 공격했다.

특히, 우크라이나의 전력망과 상수도 시스템 등에 집중됐다.

예브헨 예닌 우크라이나 내무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키이우 주변 300여개 마을에 전기 고급이 끊어졌고, 르비우 주변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광범위한 정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은 서부 빈니차주 화력발전소가 드론 공격을 받았고, 중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도 공습 탓에 많은 지역에서 전기가 끊어졌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에 따르면 전날 이후 우크라이나 에너지 인프라의 30%가 러시아 공격에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헤르만 할루셴코 에너지부 장관은 “지난 2월 개전 후 러시아가 에너지 인프라를 적극 겨냥해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자구책을 내놓았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시민들에게 오후 5~11시 사이 전력 사용을 자제하고 전기 오븐, 밥솥, 히터 등 전력 소모가 큰 가전제품 사용을 삼가 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공격이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하는 등 ‘에너지 무기화’를 본격화하고 있는 러시아의 대(對)유럽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해석도 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는 전국 각지의 발전소 등 주요 에너지 인프라가 피해를 보면서 이웃 국가 몰도바와 유럽연합(EU)에 대한 전력 수출을 중단했다.

신동윤 기자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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