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일본 도쿄에서 엔달러 환율이 전광판에 표시돼 있다. [AFP]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일본의 9월 기업물가지수가 1년 전보다 9.7% 뛰어 19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행은 9월 일본 기업물가지수(2020년 평균=100, 속보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9.7％ 상승한 116.3이라고 13일 밝혔다.

이 수치는 1960년 관련 통계를 발표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치이며, 상승률은 올해 4월의 9.8％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상승률이 시장 예상인 8.8％를 크게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기업물가지수는 기업 간 거래하는 물품의 가격 동향을 취합한다.

품목별 상승률은 전기·도시가스·수도 38.8％, 철강 26.1％, 석유·석탄 제품 14.7％, 금속 제품 12.3％, 비철 금속 11.8％, 식료품 6.4％였다.

조사 대상 품목 515개 가운데 435개는 올랐고, 65개는 하락했다.

엔화 약세 지속,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세 등이 일본 기업물가지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교도통신은 “9월에 엔저(엔화 가치 하락)가 급속하게 진행되면서 정부와 일본은행이 엔화를 사고 달러화를 파는 시장 개입을 했지만, 다시 엔저가 지속되고 있다”며 “수입품 가격이 급등하면서 기업이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가계 부담도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24년 만의 기록적인 엔화 약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달러당 146엔대 후반에서 등락하고 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 차 미국 워싱턴D.C에 체류 중인 스즈키 슌이치 일본 재무상은 12일(현지시간) "투기에 의한 과도한 변동은 용인할 수 없다. 과도한 변동에는 적절한 대응을 할 것"이라고 말해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을 시사했다.

13일 공표되는 미국의 9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 결과에 따라 엔화 가치는 더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