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아파트 시장의 실제 거래 현황을 보여주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가 올 들어 역대 최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잇단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우려로 ‘거래절벽’이 심화한 가운데 종전보다 가격을 낮춘 ‘급급매’만 간신히 소화되는 시장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매매 활성화 수준을 나타내는 거래회전율 역시 역대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아파트 매물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
18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대비 1.88% 내려 넉 달 연속 지수 하락세를 이어갔다. 해당 지수는 실제 거래돼 신고된 아파트의 가격 수준과 변동률을 파악해 산출한 것으로, 시세를 반영한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보다 시장 동향을 더 정확히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는다.
직전 달인 7월(-2.48%)과 비교하면 낙폭은 다소 둔화했으나, 올 들어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5.16%로 부동산원이 2006년 지수 산출을 시작한 이후 동기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난 2008년에 나온 연간 최대 하락률(-4.01%)도 단 여덟 달 만에 뛰어넘었다.
8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도 2.56% 내려 두 달째 내림세를 지속했다. 1~8월 누적 하락률은 -6.63%로, 통계 작성 이후 동기간 최대폭 하락했다.
주요 권역별로 보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인 동남권이 -3.16%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 영등포·양천·강서구 등이 속한 서남권이 2.80%,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지역 등이 있는 동북권이 2.41%, 은평·마포·서대문구 등이 포함된 서북권이 1.66% 각각 하락했다. 수도권 아파트 실거래가지수는 전월보다 2.53%, 지방은 1.14% 각각 내렸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에 따라 거래절벽이 장기화하고, 종전 거래가보다 가격을 낮춘 급급매만 일부 팔리면서 실거래가지수 내림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부동산원은 분석했다. 이 같은 하락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실거래가 신고 중간 집계를 통해 산출된 9월 아파트 실거래가지수(잠정치)를 보면 전국이 1.48%, 서울이 1.82%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매수세가 없다 보니 매물이 쌓여도 거래는 실종된 상태다.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등 집합건물 거래회전율(15일 기준)은 0.32%로 조사됐다. 집합건물 1만개 중 32개꼴로 매매가 이뤄졌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2013년 1월 기록한 역대 최저치와 동일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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