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13 시리즈를 재포장하는 모습. [mrmad 캡처]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A씨는 최근 자신의 아이폰 배터리 성능을 확인했다가 깜짝 놀랐다. 휴대폰 대리점에서 2개월 전 구입한 제품의 배터리 성능이 85%에 불과했던 것. A씨는 “사용 중 이상함을 느끼지는 못했지만 혹시 중고 제품을 새 제품으로 둔갑해 판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 든다”고 털어놨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애플의 아이폰 상자를 ‘재포장’할 수 있는 스티커가 등장했다. 단돈 500원짜리 스티커 한 장이면 중고 아이폰14 시리즈는 물론 ‘가짜’ 아이폰14 시리즈도 ‘새 정품’ 아이폰14 시리즈로 둔갑시킬 수 있는 것. 새 아이폰 대신 중고 아이폰을 받아볼지도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알리 익스프레스 등 중국 현지 온라인쇼핑몰에서는 아이폰14 패키지 박스 ‘재포장용 정품 스티커’가 한화로 약 500~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 올라온 아이폰14 재포장 스티커. [해당 사이트 캡처]
한 판매자는 10개 묶음에 약 7000원, 50개 묶음에 약 2만 6000원에 판매 중이며 또 다른 판매자는 10개에 약 67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재포장 스티커 뿐 아니라 아이폰14 시리즈용 빈 패키지 박스도 버젓이 거래되고 있으며, 구매자만 이미 수십명에 달하는 상황이다.
아이폰 상자 재포장을 위한 스티커가 등장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당시 애플은 아이폰13 시리즈를 출시하며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애플 제품 포장에 비닐을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기존에 비닐로 봉인하던 제품 포장 방식도 스티커 개봉 방식으로 바꿨다. 일부 업자들은 애플의 이같은 의도를 악용해 재봉인 스티커를 제작, 판매하기 시작했다.
[mrmad 캡처]
현지 온라인 커뮤니티 등지에는 급기야 중국 심천 화창베이 상인들이 빈 아이폰13 패키지 박스를 ‘새 정품 아이폰13’처럼 포장 및 봉인하는 영상이 올라오며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아이폰13 시리즈에 이어 14 시리즈에도 재포장 스티커가 등장하자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기존 ‘전문 업자’ 주도 하에 유통되던 중고 및 가짜 아이폰이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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