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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고작 100원 벌자고 ‘폐지’ 줍는 사람, 역대급 ‘폭발’”
#. 직장인 이모(30) 씨는 최근 만보기 앱테크(애플리케이션+재테크)들을 다시 설치했다. 1만보를 채워야 100원 안팎의 수익 돌아와 ‘사이버 폐지 줍기’라고 불리고 있지만, 운동을 하면서 돈도 버는 덴 이만한 게 없다고 생각해 다시 시작했다. 이 씨는 “배달은 할 엄두가 안 나고, 만보기 앱테크는 만만하다 싶어 밤마다 걷는 중”이라면서 “이제는 퇴근 후 몸이 천근만근인데도 안 나가면 괜히 손해 보는 기분이라 억지로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걷기만 해도 돈이 되는 만보기’를 콘셉트로 한 앱테크 애플리케이션 ‘캐시워크’가 역대급 인기를 끌고 있다. 1만보를 걸을 시 받을 수 있는 보상이 100캐시(70원)에 불과하지만, 고금리, 물가 상승에 지난달 532만명이 넘는 사용자가 몰리며 역대 최다치를 경신했다. ‘짠테크’ 열풍이 그야말로 폭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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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캐시워크의 월간활성사용자(MAU) 수가 532만9459명을 기록했다.
이는 캐시워크 론칭 이래 최다치로, 지난해 같은 달(512만3759명)과 비교해도 20만명 이상 증가한 수치다.
캐시워크 사용 시간도 올해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달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이 862.25분으로 지난해 같은 달(833.5분)보다 30분 가량 증가했다.
걸음 수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또 다른 만보기 앱테크 앱 ‘챌린저스’도 지난 8월 MAU가 27만5865명으로 집계되며 론칭 이래 최다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달 MAU도 24만461명으로 나타나며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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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보기 앱테크 사용자로는 여성이 압도적이었다. 캐시워크의 경우 여성 사용자 비율 63.39%로 남성(30.61%)의 두배로 나타났고, 챌린저스는 여성의 비율이 74.89%에 이르렀다.
특히 40대 여성의 비율이 두드러졌다. 캐시워크 사용자의 23.71%가 40대 여성이었으며, 그 뒤를 30대 여성(15.36%)이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만보기 앱테크의 인기가 고금리, 물가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캐시워크의 경우 한달 내내 1만보를 채울 시 받을 수 있는 돈이 약 3000원. 미션을 수행하면 받는 리워드를 포함하면 1만원 안팎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계 부담이 커지며 본업에 지장받지 않는 선에서 할 수 있는 재테크를 찾다보니 만보기 앱테크가 주목받게 됐다는 것이다. 여성 비율이 높은 것도 직장 및 육아 퇴근 후 ‘운동을 하면서 용돈도 벌어보겠다’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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