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캔디 인플레이션’ 사상 최고치…핼러윈에 ‘찬물’
2022-10-26 08:54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서민들의 지갑을 빠른 속도로 얇게 만들고 있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미국 핼러윈 축제 분위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핼러윈 필수품인 사탕, 초콜릿 등의 가격 폭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가격 상승에 부담을 느낀 탓에 미국인들은 사탕, 초콜릿 구매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며 즉각 반응하고 있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사탕류 가격이 전년 대비 13% 이상 급등했다고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관련 통계를 시작한 이후 사탕류 가격 상승률로는 사상 최고치다.

WSJ은 밀가루, 설탕, 우유 등 사탕류 제조에 필수적인 원자재 비용이 빠르게 오르고, 여기에 인건비까지 급등하면서 ‘캔디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사탕, 초콜릿 등 캔디류는 매년 핼러윈마다 미국 전역에서 벌어지는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캔디를 주지 않으면 장난칠 테다)’ 놀이에 필수적인 요소다.

캔디 인플레이션은 곧장 미국 소비자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미 전미소매연맹(NRF)은 올해 핼러윈에 미국 일반 가정들이 평균적으로 캔디, 의상, 장식품 등을 구매하는데 100.45달러를 지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기록했던 102.74달러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지난 2015년 해당 비용이 약 74.34달러였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7년 사이에 35.1%나 오른 것이다.

세부 지표로 보면 미국 각 가정에선 의상이나 장식품에 대한 지출은 늘리면서도, 캔디류에 대한 지출만큼은 지난해(30.40달러)보다 줄어든 29.51달러만을 지출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캔디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으로 관련 소비를 실제로 줄이는 모습이 나타나면서, ‘트릭 오어 트릿’ 놀이에 참여한 아이들이 캔디류 선물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핼러윈을 보낼 가능성이 더 높아진 것이다.


8% 대인 전체 미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넘어서는 ‘캔디 인플레이션’에 정치인들 역시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최근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통해 “핼러윈 캔디류 가격이 작년 9월 이후 13.1% 올랐지만, 마스 초콜릿바를 만드는 일가의 재산은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동안 44% 불어났다”고 지적했다. 서민들이 핼러윈 분위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동안 대기업은 물가 상승의 과실만 따먹고 있다는 것이다.

마스는 M&M, 스키틀스, 스타버스트 등의 제품으로 유명한 식료품 제조업체다. 시장분석업체 데이터셈블리 조사 결과 마스의 스타버스트와 스키틀스 가격은 올해 들어 각각 35%, 42% 올라 가장 큰 폭의 인상률을 기록했다.

마스 대변인은 “해당 제품들에 대한 실제 가격 인상폭은 일부 보고서에서 언급된 것보다 현저히 낮다”고 해명했다.

반면, 허쉬 초콜릿과 킷캣, 리세스 등을 생산하는 유명 식료품 제조업체 허쉬는 지난 6월 이후 일부 제품의 가격을 올리지 않고 동결했다고 밝혔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