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데믹’ 눈앞…코로나, 독감 한번에 닥친 겨울
2022-10-30 05:58


지난 18일 오후 서울역 희망지원센터에서 열린 주거취약계층 대상 독감 예방접종에서 의료진이 독감 백신을 들어올려 보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증가세를 보이는 가운데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 환자도 함께 늘어나며 올겨울 ‘트윈데믹’이 예고되고 있다.

방역당국과 전문가들은 30일 겨울 유행을 무사히 넘기기 위해서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추가 접종을 통한 면역 확보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다시 3만 명대로 올라섰고, 감염재생산지수도 확산 기준점인 ‘1’을 2주 연속 넘어서며 겨울철 재유행의 초입에 들어섰다는 진단에 힘이 실리고 있다. 확진자 증가와 더불어 중증 환자와 사망자도 늘어 지난 28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 5주간 중증화율은 0.12%에서 0.19%로, 치명률도 0.06%에서 0.09%로 상승했다.

다만 아직 두드러진 우세 변이가 없어 폭발적인 증가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백신과 감염으로 면역이 생긴 국민이 늘어난 데다 거리두기 없이 직전 6차 재유행을 넘겼다는 점에서 이번 겨울철 재유행이 과거 유행보다 심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 이후 처음으로 계절성 인플루엔자 유행이 함께 닥쳤다는 것은 과거 재유행 때보다 더 우려스러운 점이다.

최근 일주일간(10.16∼22) 인플루엔자 의사환자(의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7.6명으로, 전주의 6.2명에서 22.6% 증가했다. 2022-2023절기 인플루엔자 유행기준(4.9명)을 훌쩍 넘어선 수준이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2년간 독감 유행이 가라앉았다가 나타난 것이어서 어떤 양상으로 올지 예측이 힘들다는 것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메타뉴모바이러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리노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바이러스성 급성호흡기감염증 환자는 905명으로, 전주(986명) 대비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멀티데믹’의 우려를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른 감염병들과의 동시 유행 외에도 이번 코로나19 겨울철 재유행에 경고음을 키우는 요인은 낮은 추가 접종률이다.

오미크론 변이에 대응이 가능한 2가 개량백신을 활용한 동절기 추가접종이 지난 11일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60세 이상 접종 대상자의 추가 접종률은 7%(27일 기준)에 그치고 있다.

곧 18세 이상 전체 성인으로 대상이 확대되지만, 길어진 팬데믹과 늘어나는 접종 횟수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고 경각심은 낮아진 상황에서 접종률이 얼마나 올라갈지는 미지수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최근 중증화율이 높아진 것은 검사 자체를 덜 받은 것 때문일 수도 있고, 접종의 효과가 떨어져 중증화 예방 효과도 낮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독감도 지금 접종하면 내년 봄까지 예방 효과가 있다”고 강조하며 "“코로나19와 독감은 치료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치료가 늦어지지 않도록 증상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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