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잃은 미국인父 “수억번 찔린듯”…‘충격’ 국제사회 “한국인과 함께 하겠다”
2022-10-31 08:22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 애도의 뜻을 트위터에 적었다.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150명이 넘는 목숨이 희생된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아들을 잃은 미국인 아빠의 사연이 전해져 슬픔을 더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한국인과 함께 하겠다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스티브 블레시(62)는 서울에 있는 차남 스티븐(20)이 이번 이태원 참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 2명 가운데 한 명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블레시는 NYT와 전화인터뷰에서 “수억번을 동시에 찔린 것 같았다”며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아무 감각이 없이 망연자실하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었다”고 말했다.

NYT·워싱턴포스트(WP)의 보도를 종합하면, 스티븐은 조지아주 케네소주립대에 다니다 이번 가을학기 한양대로왔다. 부모모는 지난 8월 한국으로 떠나는 스티븐을 애틀랜타 공항에서 눈물로 배웅했다. 스티븐은 최근 중간고사를 마치고 토요일 밤을 맞아 친구와 놀러 나갔다 핼러윈 축제에서 변을 당했다.

블레시는 “이 모든 일이 벌어지기 30분 전쯤 아들에게 문자를 보내 ‘네가 밖에서 돌아다니는 것을 다 안다. 안전하게 다녀라’라고 했다. 하지만 답장은 받지 못했다”라고 했다.

블레시는 아들에 대해 “모험심이 강하고 외향적이며 다정한 성격이었다”며 “그를 잃은 것을 견딜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스티븐이 사망했다는 확인을 받았다고 썼고, 이날엔 많은 이들의 관심에 감사하며 슬퍼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이태원 참사로 미국 국민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한국 소방당국은 참사 사망자 가운데 12개국, 20명의 외국인이 포함돼 있다고 했다.

뜻하지 않은 대형참사로 인해 각국 정상부터 주요 외신까지 충격 속에 깊은 슬픔을 표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영부인)질과 나는 서울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보낸다”면서 “우리는 한국인들과 함께 슬퍼하고 부상자들이 조속히 쾌유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트위터를 통해 조의를 표시했다.

최근 취임한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트위터에서 “우리의 생각은 이 매우 고통스러운 시간을 마주한 모든 한국인과 현재 (참사에) 대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고 밝혔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트위터에 애도와 지원 의사를 표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애도와 연대의 뜻을 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서울 이태원에서 일어난 비극적 사고에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유가족과 한국인, 한국 정부에 진심 어린 조의를 표하고 부상자들의 신속한 회복을 바란다”고 말했다.


주요 외신이 이태원 압사 참사를 비중있고 심층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왼쪽)는 참사가 어떻게 발생했는지 등을 시간대 별로 시각화해 전달했다. 뉴욕타임스는 핼러윈을 즐기려 모여든 인파가 이태원의 어느 골목에 갇혀 있다 변을 당했는지 등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줬다. [각사 홈페이지]

미국 CNN·NYT·WP, 영국의 BBC·가디언 등 주요 외신은 참사 관련 속보를 전하는 코너를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사고 소식 뿐만 아니라 전문가 진단 등을 전하며 참사를 비중있게 다뤘다.

목격자 증언과 실종자 사연을 전했고 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이 어떤 지역인지, 이번 사고가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었는지 등도 조목조목 짚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3년 만에 ▷제한 없이 바깥 활동이 가능했고 ▷사고가 일어난 곳이 폭이 좁은 골목으로 위험했으며 ▷현장이 ‘통제 불능’ 상태였다는 점을 지적했다.

WP는 이번 비극의 원인이 여전히 조사 중이지만, 현장 영상을 보면 좁은 거리와 골목길이 몰려드는 인파의 규모를 감당할 수 없었음을 시사한다고 적었다.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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