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머리띠 男이 밀었다?...범인 지목된 남성 "나 아냐, 마녀사냥"
2022-11-01 08:43


이태원 참사의 주범으로 몰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고 있다. [페이스북]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토끼 머리띠를 한 남성과 일행이 고의로 밀면서 시작됐다는 소문이 확산되자, 당사자가 “사실이 아니다”며 직접 해명에 나섰다. 경찰도 소문의 진위 여부를 확인 중이다.

토끼 머리띠 남성이 이태원 참사의 주범이라는 소문은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작됐다. 이태원에서 겨우 살아 나왔다는 네티즌은 10월30일 새벽 3시35분 “내 뒤에 20대 후반처럼 보이는 놈이 ‘아 XX. X같네 밀자 애들아’ 이러고 친구들끼리 ‘밀어! 밀어!’ 이 XX함. 사람들은 뒤에서 밀어버리니까 우수수 넘어짐”이라고 후기를 전했다.

이 네티즌은 자신을 밀었다는 남성이 가르마펌에 토끼 머리띠를 썼다는 설명까지 남겼다. 이후 온라인에서도 비슷한 후기 글이 올라왔다. 20대로 보이는 남성 5~6명이 “밀어”라고 외치며 밀었다는 내용이었다.

이 내용이 확산되자 네티즌들은 온라인에 올라온 사고 당일 영상을 살피며 토끼 머리띠를 쓴 남성을 찾아냈다. 이 남성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도 없이 온라인상에 퍼졌고, 네티즌들은 “이번 사태의 주범”이라며 “자수하라”고 비난했다.


이태원 참사 주범으로 몰린 토끼 머리띠 남성이 사고가 났을 때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며 공개한 지하철 탑승 내역. [인스타그램]

이에 이 남성은 직접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토끼 머리띠를 한 건 맞지만, 사고 당시 이태원을 벗어나 합정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이 남성은 “저와 친구가 핼러윈 사고 현장 범인으로 마녀사냥 당하고 있다. 토끼 머리띠를 하고 그 날 이태원에 방문한 사실은 맞지만, 사고 당시 저와 친구는 이태원을 벗어난 후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남성은 증거로 지하철 탑승 내역을 공개했다. 이태원 사고의 최초 신고 시각은 오후 10시15분인데, 이 남성은 오후 9시55분 이태원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10시17분 합정역에서 내렸다. 이 남성은 “오해는 할 수 있겠지만 마녀사냥은 그만 멈춰주시길 바란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는 네티즌들을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절대 사람들을 밀지 않았다. 너무 억울하다. 지금 내가 밀지 않았다는 증거, CCTV 등을 구하러 이태원역에 가고 있다”고 전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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