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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핸드폰 쓰다가 속 터지겠네…LTE 홀대 이 정도?”
#. 직장인 박모(34)씨는 최근 사용 중이던 6만원대 LTE(롱텀에볼루션) 요금제를 5만원대로 갈아탔다가 분통을 터뜨렸다. 사실상 6만원에 가까운 5만9000원을 내면서도 데이터 양은 5G 요금제 대비 터무니없이 적고 속도도 훨씬 느렸던 것. 기본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제공되는 1Mbps무제한 데이터도 유튜브 동영상은커녕 카톡으로 전송되는 사진도 보기 힘들어 사실상 ‘있으나 마나’ 했다. 박씨는 “고작 2000원 더 비싼 6만1000원 상당의 5G 요금제는 31GB의 데이터가 제공된다”면서 “LTE 이용자는 봉이냐”고 토로했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에서 4G LTE 가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이상. 하지만 통신업체들이 시장의 40%에 불과한 5G(5세대) 네트워크 서비스에 공력을 쏟으며 데이터 품질도 혜택도 갈수록 초라해지고 있다. 통신 가입자 절반 이상이 ‘거북이 속도’에 고통받고 있다.
SK텔레콤 엔지니어가 5G 상공망 안테나 장비를 점검하고 있다. [SKT 제공]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지난달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통계 현황에 따르면 올해 8월 4G LTE 가입 회선수는 4714만9486회선으로 지난 7월보다 8만9408회선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같은 달 5G 전체 가입 회선수(2571만4871회선)의 2배 수준이다. 비중으로 보면 전체 무선통신 회선수(7589만1917회선)의 62% 수준이다. 5G 가입 회선수는 33%에 불과하다.
LTE 사용자가 전체 국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LTE 다운로드 속도는 갈수록 느려지고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통신3사 전국 LTE 다운로드 속도는 최근 2년 연속 하락세를 타고 있다. 특히 지난해 LTE 다운로드 속도는 150.30Mbps를 기록하며 2020년 153.10Mbps 대비 약 3Mbps 더 느려졌다. 이는 2018년(150.Mbps) 속도와 비슷한 수준이다.
LG유플러스 직원들이 네트워크를 점검하는 모습. [LG유플러스 제공]
업계에서는 5G망이 기존 LTE망을 함께 사용하는 것을 주된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5G가 터지지 않을 경우 5G 사용자도 LTE망에 접속하기 때문에 속도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에 5G 인구가 많은 대도시가 중소도시와 농어촌보다 LTE 속도가 느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고화질 동영상 시청 시간 증가 등으로 트래픽 자체가 늘어난 점도 속도 저하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품질은 갈수록 뒷걸음질 치는데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통신사간 5G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며 인프라 및 서비스 투자도 5G에 치중돼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5G 서비스와 비교해 데이터 양도, 속도도 뒤처지는데 요금제는 변화가 없는 점도 LTE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불만스러운 부분이다. 비슷한 금액대의 요금제에 가입해도 LTE 가입자에게 제공되는 데이터 양이 5G 대비 턱없이 적다.
KT 직원들이 경기도 파주산업단지의 상용망에 구축된 5G 단독모드(SA) 네트워크를 시험하고 있는 모습. [KT제공]
실제로 SK텔레콤 월 7만9000원 요금제의 경우 같은 가격임에도 데이터양은 5G 요금제가 LTE 요금제보다 100GB 많다. LG유플러스도 마찬가지다.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 기준 5만5000원 5G 라이트+는 12GB의 데이터를 제공하지만, LTE는 월 5만9000원을 내도 6.6GB를 제공한다. 더 비싼 요금을 내고도 데이터 양이 더 적은 것이다.
LTE VIP 혜택도 갈수록 줄어드는 모양새다. KT는 오는 12월부터 멤버십 VIP 요금제 월정액 기준을 LTE 요금제 6만9000원에서 7만5500원으로 인상한다. 프리미엄 가족결합과 프리미엄 싱글결합 모바일 요금제 조건도 LTE요금제 기준 6만5890원에서 7만7000원으로 높인다. LTE 요금제 선택의 폭이 5G 대비 좁은 것을 고려하면 5G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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