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 가면 힘 솟는 이유? 팔영산·용바위에 건강 유자축제도
2022-11-05 09:38


고흥 8개 큰바위 얼굴 혹은 8첩 방패. 든든하고 신비스런 팔영산 위용. 김정호는 대동여지도를 그리기 위해 현장 탑사를 했다가 그림자 영 자를 지우고 신령스러울 영 자로 바꾸었다.


고흥에서 나고 어린시절을 보낸뒤 수원으로 간 박지성의 모습은 고흥 곳곳에서 만날 수 있다.


비슷한 종류의 다른 과일에 비할 수 없는 건강분을 함유한 고흥 유자. 오는 10~13일 고흥유자축제가 열린다.

[헤럴드경제 고흥=함영훈 기자] 김일, 유제두, 박지성, 나로호의 고향, 마리안느-마가렛 간호사의 제2고향 고흥이 몇해전 ‘힘 자랑’ 대신 쑥섬 ‘꽃 자랑’을 하더니, 이번엔 K팝 트로트 부문 여제 송가인을 초빙해 유자,석류를 자랑한다.

아울러 ‘태백산맥 패밀리’의 예사롭지 않은 문학혼, 제3의 도자기 예술 ‘분청사기’로 우아함을 뽐냈다.

물론, 고흥의 힘 자랑은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 진행중이다. 8개 큰바위 봉우리가 연쇄적으로 붙어 철통방어를 자랑하는 팔영산, 용이 진짜 발톱으로 바위를 긁어가며 승천한 자국이 남았다는 용바위와 그 옆 우주발사전망대가 장한 위용을 과시하며 여전히 “고흥에선 힘 자랑 하지 말라고, 분명히 그랬습니다”라고 일깨운다.


팔영산과 고흥 다도해

고흥 왔으니, 힘 얘기부터 안할 수가 없다. 이미 박치기왕 김일, 국내 최초 두체급 석권한 주먹왕 유제두, 아시아발 유럽 산소통 박지성의 파워, 노벨 평화상급 마리안느-마가렛의 감동이 국민들 사이에 회자되긴 했는데, 이번엔 로마 갈리아군단의 방패모양의 8개 거대바위산 팔영산과 제주 산방산 용머리해안을 닮은 용바위가 예사롭지 않은 근육알통을 내밀었다.


우주발사전망대의 노을

▶김정호가 승격시킨 팔영의 위엄= 박지성 탄생지인 점암면 팔영산은 8개의 그림자라는 뜻이다. 현장 탐사를 마친 대동여지도의 김정호는 이내 한탄하고는, 단순한 묘사에 그친 이 산 이름을 지우고, 신령스럽다는 뜻을 넣어 대동여지도에 ‘八靈(팔영)’이라 쓴다. 능가사 대웅전 동편 처마에 서서 팔영산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산꼭대기 여덟개 방패의 위용이 당차다. 다도해 전망을 잘 보는 바위 산정인데, 산정에 오르면 이 멋진 팔영의 위용을 못본다. 오르자니 아쉽고, 오르지 않고 알현을 포기하자니 그 역시 예가 아닌 것 같다.

팔영산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산세가 수려하면서 변화무쌍해 아기자기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암릉 산행지이다. 동이족 위왕이 대야에 비친 여덟 봉우리에 감탄해 찾아와 제를 올리고 그 이름을 ‘팔영산’이라고 지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고흥군 점암면과 영남면에 걸쳐 있는 팔영산은 8개 봉우리와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능가사는 점암면 성기리 팔영산 아래에 위치한 유서 깊은 사찰이다. 산 중턱에 보현암이 창건되어 이후에 보현사로 불리다 능가사로 개칭했다. 능가사 대웅전과 동종(범종)은 보물로, 사적비와 목조산천왕상, 추계당과 사영당 부도는 전라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능가사 범종은 1698년(숙종 24)에 주조된 것으로 이 종을 치면 인근 점암면 일대에 울려 퍼질 정도였는데,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탐을 내 헌병대까지 끌고 가 종을 쳐봤으나 소리가 나지 않았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은 천혜의 자연경관과 전국 최대 규모의 편백숲을 보유한 국립공원이다. 대한민국 최대 규모인 488ha에 이른다. 편백나무는 다른 나무보다 피톤치드 성분을 대량으로 내뿜는다. 30~40년생 아름드리 편백나무 숲을 따라 10km 정도의 숲길이 조성되었다.

편백 치유의 숲은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할 목적으로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산림이다. 신체적, 정신적 건강 회복은 물론이고, 자연이 주는 선물인 햇빛, 바람, 경관, 향기 등을 보고 느끼면서 스트레스도 줄이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심신의 회복과 휴양, 생활습관 개선 등 팔영산 편백 치유의 숲에서 체력과 면역력을 길러주는 여러 체험형 프로그램들도 경험해 보고, 이색적인 숲속 경관도 체험해 볼 수 있다. 치유의 숲 ‘테라피센터’에서는 고흥의 특산물인 유자와 석류 그리고 편백나무에서 추출한 천연수에 몸을 담그고 쉴 수 있는 차별화된 수(水) 치유와 함께, 족욕과 반신욕도 즐길 수 있다.


팔영산 편백숲은 코스모스 꽃밭, 우아한 목조 주택과 함께 한다.

▶영남 용바위= 나로호 발사 장면을 직선거리 17㎞ 지점에서 볼수 있는 유일한 지점, 영남면 우천리 용암마을 해변엔 거대 용이 승천하려고 시동을 걸던 발톱자국이 요란하게 나있다. 바로 영남 용바위이다. 고흥 10경 중 제6경으로 지정된 고흥군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바다와 접해 있는 높이 약 120m의 바위산이다.

반석과 암벽 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먼 옛날 남해바다의 해룡이 하늘로 승천할 때 이곳 암벽을 타고 기어 올라갔다 하는 전설이 있다. 절벽 한쪽에 용이 승천했을 때 남겼다는 자국이 있다.


제주 용머리 해안을 닮은 용바위 꽃대기엔 용 조형물이 있고, 이웃 바위절벽엔 우주발사전망대가 있다.

용 조형물을 세워놓은 해변의 큰 바위산을 중심으로 공룡발자국 화석, 자연 천일염 등이 있는 해안 바위산책길을 한바퀴 돈다는 점에서 제주 산방산 아래 용머리 해안을 빼닮았다. 규모도 용머리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이곳 역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서 손색이 없다.

주변이 넓은 반석으로 이루어져 있어 단체나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 좋으며 주변 전체가 갯바위 낚시터로도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낚시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용바위와 짤막한 산책길로 이어진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실제 발사지점보다 15㎞ 북쪽 해안에 있다. 용바위와 전망대를 제외한 그 어느지역에서도 발사장면을 볼수 없도록 항우연이 주도면밀하게 고흥 외나로도에 우주기지를 만든 것이다. 용이 승천하는 것, 아무나 보는게 아니다.


용바위 해안 산책길

우주발사대처럼 생긴 고흥우주발사전망대는 지하1층, 지상7층 건물로 2013년 1월 1일 개관했다. 나로우주센터 우주발사체장면과 다도해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 번에 볼 수 있다.

우주발사전망대 1층에 들어서면 강아지 동상이 눈에 띈다. 미국과 경쟁적으로 우주발사체를 띄웠던 소련에서 세계최초로 우주에 나갔던 생명체인 라이카는 모스코바의 떠돌이 개였다. 1957년 11월 3일 소련의 스푸트니크 2호에 태워져 우주공간으로 떠난 라이카는 발사한지 몇 시간 만에 극심한 고열과 스트레스로 공포에 질려 죽었다는 안타까운 이야기가 있다. 인류의 경쟁적 우주개발의 이기심으로 희생된 동물을 애도하는 마음으로 동상이 세워졌다고 한다. 우주도서관과 우주체험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전망대 7층 카페는 주변 절경을 잘 보라고 회전한다.

▶2022 고흥유자석류축제= 고흥의 특산물인 유자와 석류를 주제로 한 고흥유자석류축제가 오는 11월 10일(목)부터 13일(일)까지 4일간 풍양면 한동리 일원에서 열린다.


유자의 속살

유자는 고흥의 대표 특산물이다. 원산지 중국이 고흥 것을 더 선호했다고 한다. 한중 왕실에 진상되는 농산물 전부를 고흥에서 재배하는 것이 어떨지 고민할 정도로 유명했다고 한다.

고흥은 전국 최고의 유자 생산량과 재배면적을 자랑하는 곳으로 기후 변화에 특히 민감한 유자 재배지로서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고흥의 유자는 다른 지방의 것보다 향과 당도, 그 맛이 훨씬 뛰어나다고 인정받고 있다. 유자는 비타민C가 귤의 3배 정도 들어 있어 구연산이 풍부하며 피로회복과 소화액의 분비촉진에 좋다. 특히, 감기에 좋다.

유자 둘레길 걷고 스탬프 인증 후 선물받는 ‘유자찍고, 선물받고, 힐링하고~’는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풍양면 양리마을의 유자 금은보화 둘레길과 대청마을의 대한민국유자1번지 길은 산책하기에 좋은 걷기여행길이기도 하다.

고흥유자와 석류를 활용한 체험 프로그램과 특산품 판매 등 다채로운 행사가 마련된다. 다양한 경연 대회와 가요제도 열리며, 특히 개막식에는 남녀노소 모두가 사랑하는 트로트 여제 송가인이 무대에 오른다.


송가인 포켓돌스튜디오 제공

축제 기간 중 11월 12일(토)에는 제1회 고흥9미 전국요리 경연대회도 함께 열린다. 고흥의 대표적인 농수산물을 재료로 창의적이고 대중화 가능성이 있는 음식을 발굴해 고흥 음식문화로 발전시키고자 마련된 행사다. 고흥유자석류축제장 주무대에서 펼쳐진다. 요리경연대회 부대행사로 9미 도시락 체험, 농특산물 퓨전요리체험, 수산물 밀키트 요리 체험, 유자 석류 브랜드빵 체험을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이 운영돼 고흥의 맛을 한곳에서 만끽할 수 있다.

고흥 전 지역에서 유자를 재배하며, 그 중 풍양면과 두원면이 최고의 산지로 알려져 있다. 풍양면 한동리에 숲을 이루고 있는 고흥유자공원에서는 늦가을 매혹적인 유자향기를 만끽하면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전망대, 산책로, 탐방로, 약수터, 쉼터 등의 시설로 조성된 공원으로 공원 입구 쪽에는 유자공원 특산품 전시판매장이 있다. 고흥 유자 재배의 역사, 특성, 약리효과 등 고흥유자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유자제품으로 생과, 유자쥬스, 유자청 등 가공제품을 비롯한 고흥지역의 우수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고흥 커피의 우수성도 요즘 입소문을 타고 퍼지기 시작한다.


고흥 산 커피

▶석류와 분청= 석류 역시 고흥이 최대 주산지로 전국 생산량의 70% 가까이 차지한다. 석류는 에스트로겐이 풍부해 여성에게 좋은 과일로 알려졌으며, 비타민B1, 비타민B2 등 수용성 비타민과 무기질, 칼륨 등이 풍부해 인기다.

석류는 10월초부터 보름 사이에 수확이 끝난다. 국내산 석류의 대부분이 고흥에서 생산되지만 그 양은 200~300t 정도로 많지 않다.

국내 최대 규모의 분청사기 가마터인 사적 제519호 운대리 가마터에 자리잡은 고흥분청문화박물관은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고흥의 모든 역사문화자원을 전시, 관람, 체험할 수 있다.

박물관 1층에는 선사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고흥의 역사문화를 한눈에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역사문화실', 분청사기와 운대리 가마터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는 '분청사기실', 고흥의 대표적인 설화를 소개하고 설화 관련 자료와 콘텐츠 성과물을 볼 수 있는 '설화문학실' 등이 있다.


가을 걷이를 끝낸 고흥 들녘과 평화로운 어촌포구. 열심히 일했으니, 이제 놀 때가 됐나보다.

설화의 내용을 조형물로 표현한 야외 분청공원, 수준 높은 문학가들의 문학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조종현·조정래(태백산맥)·김초혜(조정래의 부인) 가족문학관 등 다양한 문화시설도 갖추고 있다.

고흥에 놀러가면 힘좋은 스포츠스타들의 파워도 조금 얻는듯 하고, 예술 문학혼을 흡입하면서 우리네 서정도 두툼해지는 느낌이다. 건강미식을 폭풍흡입함은 물론이다. 다채롭게 자신감을 얻고 가는 고을, 고흥이다. [취재도움=고흥군청 관광과, 지앤씨21 여행전문가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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