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댓글부대, SNS로 美 중간선거 개입…우크라 지원 약화 노려”
2022-11-07 08:49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오는 8일(현지시간)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관된 소셜미디어(SNS) 계정들이 미국 내 여론 분열을 부채질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을 약화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016년, 2020년 미국 대선 개입을 시도했던 러시아가 이번 중간선거에서도 ‘사이버전(戰)’에 어김없이 나섰다는 것이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다수 사이버 보안 기업의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 비밀 정보기관이 2016년, 2020년 대선에 이어 올해 중간선거에도 SNS를 통한 여론 조작을 시도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이버 보안 기업 ‘레코디드 퓨처’는 러시아 비밀 정보기관과 연관된 것으로 여겨지는 계정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외교적 실정(失政)을 부각했고,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과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에 대해 외설적인 표현을 동원해 폄하했다고 밝혔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미국인들의 세금을 러시아의 전면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데 낭비하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고 NYT는 전했다.

전직 미 국방부(펜타곤) 정보 운영 관리자이자 보안 업체 ‘프로비던스 컨설팅 그룹’ 소속 분석가인 알렉스 플리타스는 “친(親)러 SNS 계정들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원조를 끊으려는 분명한 목표를 갖고 활동 중”이라며 “‘사기 선거’ 논리를 강조하며 미국 선거 제도에 대한 신뢰를 약화하는 등 현재 미국에서 가장 분열적인 정치·사회·문화 문제를 전방위적으로 공략 중”이라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레코디드 퓨처’는 ‘노라 베르카(Nora Berka)’란 이름의 계정을 사례로 들며 라파엘 워녹 조지아주(州) 상원의원을 겨냥해 인종차별적 공격을 가했고, 팀 라이언 오하이오주 하원의원이 재선될 경우 마약 밀매범을 모두 감옥에서 석방할 것이란 거짓 주장도 펼쳤다고 밝혔다.

‘레코디드 퓨처’를 비롯해 또 다른 사이버 보안 기업 ‘그래피카(Graphika)’·‘맨디언트(Mandiant)’ 등은 러시아 비밀 정보기관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이는 SNS 계정들이 2016·2020년 대선 이후 휴면 상태에 들어갔다가 올해 8~9월부터 다시 활발하게 활동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보안 업체들은 친러 SNS 계정들이 최근 검열을 강화한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전통적 SNS 대신 갭(Gab), 팔러(Parler), 게터(Getter) 등 보수층이 활용 중인 SNS를 주요 공략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레코디드 퓨처의 브라이언 리스턴 수석 정보 분석가는 “갭·팔러·게터 등을 활용하는 보수적 유권자들은 음모론적 주장에 대한 수용도가 훨씬 더 강하다”며 “적극적 투표층인 이들 보수적 유권자들이 전통적 SNS 계정을 통해 친러 계정의 주장을 확대 재생산함으로써 전체 표심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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