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 ‘경제’ vs 민주 ‘낙태’ 팽팽...속타는 바이든
2022-11-07 11:17


미국 의회 권력의 향배를 결정할 중간선거(8일·현지시간)가 임박한 가운데 조 바이든(오른쪽) 대통령이 6일 케이시 호컬 뉴욕주 주지사 선거유세 지원에 나섰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이 당의 인사가 독점하다시피한 뉴욕주 주지사 자리도 이번엔 공화당에 넘어갈 공산이 크다는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으로선 상·하원 다수당 지위도 내어줄 위기여서 복잡한 심경이 읽힌다. [AP]


미국 의회 권력을 결정짓는 중간선거(8일·현지시간)가 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집권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으로선 각각 승리를 예단할 수 없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는 하원 의석 전체(435석), 상원 100석 중 35석, 주지사 36명을 뽑는다.

워싱턴포스트(WP)·ABC방송이 중간선거에서 투표할 예정인 유권자 708명을 상대로 여론조사(지난달 30~지난 2일·표본오차 ±4.5%포인트)를 해 6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에 투표하거나 그 쪽으로 기울었다는 답은 50%, 민주당이라고 한 응답은 48%였다. 하원에 대한 유권자 의도를 보면 49%가 지역구에서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고 했고, 48%가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고 밝혀 표심이 양분된 상황이 읽힌다.

숫자상으론 팽팽하지만 과거 사례를 감안하면 민주당은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공화당에 다 넘겨줄지도 모르는 위기다. 4년 전 이맘때엔 유권자가 민주당을 찍겠다는 답이 공화당보다 7%포인트 높았다. WP는 공화당이 승리한 2010년·2014년 중간선거에선 여론조사보다 실제 투표에서 더 큰 차로 앞섰다고 설명했다. 이 매체는 공화당은 5석만 순증(純增)하면 하원 다수당이 되고, 민주당은 이게 현실화하는 걸 막는 데엔 압도적인 곤경에 직면해 있다고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의석수 예상이 아닌 유권자 의도의 대체적인 방향만 보여준다면서도다.

불리한 위치에 선 백악관·민주당 내부는 번잡스럽다. 지지율이 40%대로 낮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격전지를 피해 텃밭에서 선거 지원유세를 한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이를 방어하는 등 전열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션 패트릭 말로니 민주당 선거운동위원회(DCCC) 위원장은 이날 NBC방송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지면 바이든 대통령의 탓으로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현 정치 환경 때문에 바이든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며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실정 속에서 인프라를 고치고, 중국에서 일자리도 되찾아왔다고 항변했다.

제임스 클라이번 민주당 하원 원내총무는 폭스뉴스에 나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면 민주주의는 끝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과 결이 같은 호소를 했다.

지지층 결집도 면에서도 공화당이 우위인 분위기다. 공화당 지지층은 80%가 이미 사전투표를 했거나 투표를 할 거라고 답했다. 민주당 지지층은 74%였다. 이들의 투표 의사는 2018년엔 82%였는데 하락했다.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론 응답자의 81%가 경제를 꼽았다. 인플레이션(78%), 민주주의 위협(73%)이 주요 요인으로 거론됐다. 낙태라고 답한 비율은 62%에 그쳤다.

공화당 지지자의 32%가 경제를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았다. 민주당 지지자(15%)의 두 배가 넘었다. 낙태를 보면 민주당 지지자의 32%가 가장 중요 고려 요인으로 선택했다. 공화당 지지자(12%)보다 월등히 높았다.

무당층에선 28%가 경제, 20%가 낙태가 투표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했다. 경제문제에 잘 대응할 정당을 묻는 항목엔 응답자의 52%가 공화당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38%에 그쳤다.

현 버지니아주(州) 주지사를 맡고 있는 공화당 소속 글렌 영킨은 ABC방송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영킨 주지사는 “지난 2년 동안 일어난 일이 미국에서 수 많은 문제를 일으켰기 때문에 그가 대답하길 바란다”면서 “많은 미국인들이 선거날 ‘우리는 행복하지 않고, 다른 의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걸 바이든 대통령이 보길 희망한다”고 했다.

선거 뒤 극심한 혼란도 배제할 수 없다. 접전 양상을 보이는 지역이 많은 가운데 일부 공화당 후보가 결과에 승복할지를 놓고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아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불복의 ‘재판(再版)’이 벌어질 수 있다. 이번 WP-ABC방송 여론조사에선 응답자의 32%가 표가 정확하게 계산될지 확신하지 못한다고 답했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날 CNN에 나와 공정하고 투명한 재검표·소송 등을 거론, “과정 끝까지 가면 중간선거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다.

한편 NBC방송이 지난 3~5일 등록 유권자 786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선 민주당의 중간선거 승리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48%, 공화당이라는 답변은 47%였다. 지난달 조사에서는 공화당(48%), 민주당(47%)이었는데, 이번엔 민주당이 오차범위(±3.5%) 내에서 1%포인트 앞섰다. 바이든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4%로 집계됐다. 홍성원 기자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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