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왔지만 '매몰 후유증'…트라우마 시달리는 생환 광부들
2022-11-07 12:08


지난 5일 오후 경북 안동병원에서 봉화 광산매몰 생환 광부 박정하(오른쪽) 씨가 보조작업자 박 모씨와 대화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경북 봉화 광산 매몰사고로 221시간 동안 고립됐다가 극적으로 구조된 광부 2명이 정신적인 사고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다.

안동병원 측은 입원한 광부 2명의 건강 상태에 대해 "잠을 자다가 깨고 가벼운 경련 증상이 있어 정신건강의학과 협진을 예정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시력 보호를 위해 안대를 착용해 온 광부들에게 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나 안과 협진도 계획하고 있다고 병원 측은 덧붙였다.


경북 봉화군 아연 채굴 광산 매몰사고 열흘째인 4일 오후 11시께 구조 당국은 고립됐던 작업자 2명이 생환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생환한 고립자들이 밖으로 나오는 모습. [연합]

구조된 광부 가족들에 따르면 두 사람은 매일 밤 깊은 잠에 들지 못한 채 소리를 지르거나 경련을 일으키고 있다.

작업반장 박정하(62)씨의 아들 박근형(42)씨는 "아버지가 주무시다가 악몽도 꾸시고 소리를 지르기도 하신다"며 "오늘은 본인 스스로 불안한 것 같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주치의에게 정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치료해달라고 말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함께 구조된 동료 광부 박모(56)씨의 가족도 "정신적인 트라우마가 심해 치료 기간이 길어질 거 같다. 밤에 자다가 끙끙 앓거나 소리를 지른다"고 전했다.

이에 병원 측은 전날 두 사람에게 트라우마 치료제를 처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동병원 2인실에서 3일째 함께 치료받고 있는 두 사람은 현재 스스로 천천히 걸을 수 있고, 일반식을 먹는 등 신체적인 건강 상태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다만 두 사람의 가족들은 "정신과 치료가 중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퇴원 시기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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