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떼먹고 해외 도피한 강남 건물주 아들…1심서 집행유예
2022-11-08 13:45


[연합]

[헤럴드경제=민성기 기자] 자산가인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해 준다고 속여 약 200억원을 가로채고 해외 도피했던 남성이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조병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모(41)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4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자산운용회사를 운영한 김씨는 재무 상황이 좋지 않은데도 2016∼2017년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총 166억여원을 빌리거나 투자받고 갚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자신의 회사에서 36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도 있다.

그는 범행 과정에서 자산가인 아버지가 연대보증을 해줄 것처럼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김씨의 아버지는 서울 강남대로의 한 유명 건물 소유주였다.

A씨는 2017년 11월 해외로 도피했고 2020년 8월 귀국해 자수했다.

재판부는 “투자받거나 빌린 돈을 개인 채무나 별도 투자에 사용하며 돌려막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가 다수고 편취액 규모나 내용을 볼 때 죄책이 무겁다”고 했다. 다만 “모든 피해자와 합의를 마쳤고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했다.

사기·횡령 등 경제범죄 사건에서는 피해 금액을 모두 갚고 피해자들과 합의하면 징역형을 선고하더라도 형의 집행은 유예하는 경우가 많다.

재판부는 선고를 마친 뒤 "집행유예 판결을 받은 건 본인이 잘해서가 아니라 가족이 합의를 위해 많이 노력했기 때문"이라며 "그 마음 때문에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보여서 선처받게 된 점을 잘 양지하라"고 당부했다.



min365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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