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나탈리 포트만' 히잡 벗고 긴머리 풀고...여배우도 반정부 연대
2022-11-10 11:45


이란 유명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 [인스타그램]

[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이란의 유명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가 소셜미디어(SNS)에 히잡을 벗은 모습을 공개하며 ‘히잡 의문사’로 촉발된 반정부 시위 연대에 나섰다.

AFP 통신은 9일(현지시간) 알리두스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히잡을 벗은 채 긴 머리를 노출한 자신의 사진을 게시했다고 보도했다.

공개된 사진에서 알리두스티는 긴머리를 하고 쿠르드어로 ‘여성, 삶, 자유’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 게시글은 이날 현재 96만개의 ‘좋아요’를 기록 중이다.

이 표어는 지난 9월 13일 수도 테헤란 도심에서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돼 같은 달 16일 숨진 쿠르드계 이란인 마흐사 아미니(22)를 기리는 문구다.

현재 이란에서는 아미니의 죽음으로 촉발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7주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번 시위로 미성년자 46명을 포함해 31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다. 지난달 27일에는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 10대 여학생들이 사라진 뒤 시신으로 발견되기도 했다.


이란 유명 여배우 타라네 알리두스티 [인스타그램]

알리두스티는 ‘이란의 나탈리 포트만’으로 불리며 10대 때부터 활동을 이어온 배우다. 2017년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에서 주인공을 맡았고, 올해 칸 영화제에서 극찬을 받은 사이드 루스타이 감독의 '레일라의 형제들'에도 출연했다.

알리두스티는 엄격한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고 있는 배우로 꼽힌다. 2016년 칸 영화제 수상을 기념하는 기자회견에서는 팔꿈치 안쪽에 페미니즘 지지를 상징하는 문신을 새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란 내 보수층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2019년 유가 인상을 계기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을 때에도 그는 “이란인이 시민이 아닌 포로와 다름없는 처지”라고 비판했다.

알리두스티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이란에 머물겠다”고 밝혀 반정부 시위에 연대를 표시하기도 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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