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 원전 자포리자 원전서 10여차례 포격 발생…IAEA “불장난 하고 있다”
2022-11-21 08:23


우크라이나 남동부 드니프로페트로우시크주(州) 지역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바라 본 모습이다. 유럽 최대 원전인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이 2월24일 침공한 직후 러시아군이 장악하고 있다. 개전 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군 양측의 교전이 계속돼 방사능 유출 등 안전 위험이 끊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유럽 최대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동부 자포리자 원전 주변 지역에서 10여 차례 포격이 발생해 국제사회에 원전 사고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유엔 산하 원자력 감시기구인 국제원자력발전기구(IAEA)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자포리자 원전에서 19일 오후부터 20일 오전까지 12회 이상 폭발이 발생했다”며 이같은 공격은 대규모 핵 재앙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자포리자 원전 현장에 있는 IAEA 팀으로부터 들려온 소식은 매우 충격적”이라며, “대규모 원전 지역에서 폭발이 발생한 건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로시 총장은 “누가 배후에 있든 즉각 멈춰야한다”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말했듯이 이건 불장난이다”고 비난했다.

현지 IAEA팀은 자포리자 원전 주변 건물 여러 채와 설비 등이 파손된 것으로 파악했다. 현재까지 방사성 물질 유출 등 중대한 원자력 안전 사고는 보고되지 않았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 직후 자포리자 원전을 장악했으며, 시설 운전은 우크라이나 직원들이 하고 있다. 양측은 주변 지역에서 교전을 계속하며 방사능 유출 등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돼 왔다.

양측은 이번 자포리자 주변 포격 주체를 놓고 서로 상대방의 소행이라며 맞서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자포리자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선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원전 운영사인 로스에네르고아톰은 자포리자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를 보관하는 건물 근처 등지에 포탄 15발이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로스에네르고아톰은 “우크라이나군이 어제, 오늘에 이어 지금도 포격을 가하고 있다”며 핵안전에 위협이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우크라이나 원전 업체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에 “원전 기반 시설에 최소 12번의 포격이 있었다”면서 “손상된 시설·장비들은 재가동을 준비 중인 원자로 5·6기와 관련된 것으로, 우크라이나가 전력 생산을 재개하지 못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전력 수요가 높아지는 겨울철을 앞두고 전력공급을 더욱 제한하기 위해 원전 재가동 설비를 공격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 침공 이전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전력공급의 약 5분의 1을 차지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화상연설에서 러시아군의 전력 기반 시설 공격으로 전국적으로 2000만명에 전기공급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군이 2월 24일 침공 이래 우크라이나에 미사일 4700여발을 쐈다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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