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에 ‘중국 시위’ 검색했더니 포르노가? 中 정부 검열 의심
2022-11-29 11:26


지난 27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에서 전개된 반봉쇄 시위의 모습. [로이터]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트위터에 중국의 반(反) 봉쇄 시위를 검색하면 시위 소식이 아닌 포르노나 도박, 스팸 등이 나오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중국 밖으로 내부 시위 상황이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한 중국 정부의 고의적인 시도로 추측된다.

28일(현지시간) 가디언, CNN 등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중국어로 트위터에 베이징·상하이·난징·광저우 등 주요 시위 장소 이름을 검색하면 선정적 게시물이나 의미없는 스팸 등이 검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국 전역에서 일고 있는 대규모 시위에도 불구하고 트위터 상으로는 관련 사진이나 영상을 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게시물을 올리는 계정의 상당 수가 다른 계정을 팔로우하거나, 팔로워도 없다는 점에서 여론 조작을 위한 ‘봇 계정’인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페이스북 최고보안책임자를 지낸 알렉스 스타모스 스탠포드 인터넷 천문대(SIO) 소장은 “(반봉쇄 시위에 대한) 국제 사회의 관찰을 제한하기 위해 이뤄진 조치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트위터에 중국 내 반봉쇄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주요 도시를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 중 하나. 최근 트위터에는 중국 주요 도시를 해시태그로 단 선정적 게시물이나 의미없는 스팸들이 대거 올라오고 있다. [트위터 갈무리]

CNN 비즈니스도 한 중국의 인터넷 자유 관련 활동가를 인용, 최근 이런 내용이 무더기로 트위터에 뜨는 것을 개인들의 소행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장에 관해서뿐만 아니라 중국과 관련한 민감한 이슈 모두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며 “코로나 감염사례가 증가했거나 주말에 거리 시위가 열린 도시를 검색해 보면 똑같은 현상을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봇과 스팸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예고한 일론 머스크의 공언과는 전혀 다른 전개로, CNN 비즈니스는 머스크가 허위조작정보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내부의 신뢰안전(Trust & Safety)팀을 포함해 대규모 인력을 해고한 것이 이 같은 결과를 낳았다는 지적도 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직원 7500명 중 절반을 해고했고, 그가 ‘고강도 근무가 싫으면 퇴사하라’는 메세지를 전직원에게 보낸 후 1200명이 추가로 회사를 나갔다.

미국 의회 의원들은 트위터가 외국 세력에 의해 악용 당할 소지가 크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중국이나 러시아 등이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한 여론 조작을 시도했으며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7월 한 트위터 내부 고발자는 트위터가 외국으로부터 정기적인 간섭을 받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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