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층 룰’ 벗어나는 서울…초고층 재건축 길 열렸다
2022-12-01 11:46


10년 가까이 이어졌던 서울시의 35층룰이 마침내 폐지되면서 서울시의 획일적인 병풍아파트 스카이라인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사진은 ‘강남 1호’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으로 최고 49층 재건축 계획이 잡힌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대치 미도아파트) 모습. 임세준 기자

지난 2014년 이후 10년 가까이 이어지던 서울시의 35층 높이규제가 폐지된다. 이에 서울 여의도, 용산, 강남 등 한강변과 주요 재건축 사업지들의 ‘초고층 아파트’ 정비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관련기사 4·18면

서울시는 지난달 30일 열린 제12차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 35층 높이 제한 폐지 등을 담은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이 원안 가결됐다고 밝혔다. 시는 도계위 심의결과에 대한 후속조치를 거쳐 연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최종 확정하고 이를 고시할 예정이다.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은 서울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자 국토계획법에 따른 법정계획이다. 향후 20년 서울이 지향할 도시공간의 미래상을 담은 장기계획과 같다.

과거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 수립된 ‘2030 서울플랜’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 내 아파트의 최고 층수는 35층 이하, 한강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제한해 왔다. 하지만 이를 두고 ‘35층 룰’이 경직적으로 적용되면서 서울의 스카이라인이 규격화됐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이번에 통과된 2030 서울도시기본계획에서 과거에 명시된 높이 기준인 ‘주거용 건축물의 높이 35층 이하’가 삭제됐다. 이를 통해 개별 정비계획 심의 단계에서 지역 여건에 맞게 층고를 허용해 다채로운 스카이라인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강 연접부 아파트 층고를 15층으로 제한하는 규정은 유지한다.

연면적·용적률 등은 동일하게 유지되는 조건 하에서 서울 곳곳 재건축 단지가 건폐율과 층고 다양화를 통해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경관 형성을 원칙으로 중심지에는 고밀복합 건축물을 유도하는 등 정성적이고 유연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높이관리를 하겠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시는 ‘35층 룰’ 폐지뿐 아니라 이번 계획을 통해 기존의 경직적·일률적 도시계획 규제에서 탈피해 다양한 미래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유연한 도시계획 체계로 전환하키로 했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의 기본 틀인 용도지역 체계를 전면 개편하는 개념인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을 도입한다. 비욘드 조닝이 적용되면 주거·상업·공원 등 땅의 용도를 구분하지 않고 어떤 용도를 넣을지 자유롭게 정해 유연하고 복합적인 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발표 이후 각종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며 시민과 전문가, 시의회 의견을 종합해 ‘탄소중립’ 내용을 추가해 7대 목표를 확정했다. 7대 목표는 ▷보행일상권 조성 ▷수변중심 공간 재편 ▷기반시설 입체화 ▷중심지 기능 혁신 ▷미래교통 인프라 ▷탄소중립 안전도시 ▷도시계획 대전환 등이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서울도시기본계획안이 확정되면 35층 높이규제 완화를 비롯해 유연한 도시계획 체계로의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번 계획이 하위의 분야별 계획 및 정비계획, 시정운영 등에 지침역할을 수행하면서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영상 기자



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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