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청년들 때문에 들썩이는 태국 집값...이유는
2022-12-13 14:30


푸켓 해변에서 휴식을 취하는 러시아 가족의 모습.[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방 20개짜리 푸켓 레지던스 투숙객의 90%가 젊은 러시아인입니다.”

13일 SCMP 등 매체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탈출한 러시아인들이 관광과 부동산 투자를 위해 태국으로 피난처를 찾는 경향이 짙어졌다. 러시아인들은 중국인 관광객이 없는 상황에서 푸켓 등 태국 각지에서 부동산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들은 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벗어나 태국에 장기 체류할 계획인 러시아인들이 향후 몇 달 간 더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국인 팔라왓(익명)은 지난 20년간 푸켓의 파통 해변에 호텔을 소유해왔다. 코로나 펜대믹 대유행 기간 동안 폐쇄되며 운영이 어려웠지만, 몇 달 전 러시아인들이 유입된 덕분에 다시 일어섰다.

그는 방 20개짜리 호텔을 레지던스로 각각 개조했고, 현재 투숙객의 90%가 젊은 러시아인이라고 밝혔다. 향후 몇 달 간 러시아인들이 더 많이 몰려올 것을 예상하고 월 임대료를 5000바트에서 두 배인 1만 바트로 올렸다.

그는 “원래 11월과 4월 사이는 푸켓의 성수기로, 겨울을 탈출하는 사람들에게 열대성 태양을 제공했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피하는 사람들이 휴식처로 찾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러시아 젊은이들이 징병을 피하려고 동남아시아로 많이 넘어왔는데, 경제적으로도 안정됐고 생활방식도 자유로운 태국을 선호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월 루블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러시아인들이 신용카드나 현금이 무효화되기도 했지만, 태국 정부는 연말까지 약 31만명의 러시아인들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푸켓, 파타야, 방콕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 역시 현재 러시아에서 태국으로 가는 직항편을 운영하고 있다. 에미레이트 항공은 푸켓에서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까지 운항한다. 아주르 항공은 노보시비르스크와 우타파오 공항 사이에 전세기를 운항하고 있다. 이카르 항공과 에어로플로트도 태국행 항공편을 재개했다.

올해 1월 태국을 방문한 러시아인은 2만3760명으로 외국인 관광객 중 가장 많았다. 11월에 5만5000명 이상의 러시아인들이 푸켓을 방문했는데, 이는 2만6525명의 인도인들의 두 배 이상이며, 지난 몇 달 동안 푸켓으로 향하는 수천 명의 태국인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다.

말레이시아인들이 150만 명으로 태국을 방문하는 가장 큰 그룹이며, 12월 초 현재 인도인들이 85만 6000명, 싱가포르인들이 50만 명 미만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태국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이 세계 경제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받으면서 국내총생산(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관광업이 앞으로 몇 달 동안 태국의 유일한 경제 동력으로 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태국 싱크탱크인 카시콘 리서치 센터는 내년에 2400만 명의 방문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이는 2023년 정부 목표인 코로나 이전 수치의 절반에 해당하는 2000만명을 초과하는 것이다. 공식적인 국제 관광 수입 목표는 2019년 기록적인 수치의 80%인 1조5000억 바트이다.

그러나 카시콘은 다가오는 세계적 불황과 생활비 위기로 인해 관광객들의 지출이 억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인들은 관광뿐만 아니라 푸켓의 부동산 부문에도 계속해서 돈을 쏟아 붓고 있다.

푸켓의 한 부동산 중개인은 “올해 3분기 이후 빌라 임대 시장에서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장기 부동산 거래를 선택하는 러시아인들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의 고객 대부분은 방 3개짜리 풀빌라의 1년 임대료로 한 달에 8만에서 20만 바트를 기꺼이 쓴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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