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평소 ‘외제차 오너’가 로망이었던 30대 직장인 A씨는 큰맘 먹고 독일 B사의 차량을 중고로 구입했다. 매일 차로 출퇴근하며 만족한 것도 잠시, 몇 달 지나지 않아 차량에서 덜덜거리는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차량 점검 결과는 미션(변속기) 고장. 700만원이나 되는 수리비 견적에 놀란 A씨는 자동차보험을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했지만 “차량 부품 결함으로 인한 수리비는 보상되지 않는다”는 답변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A씨처럼 외제차를 모는 운전자들이 급증하면서 최근 보험사에 자동차 고장 수리 비용 보장에 대해 문의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차량 제조사의 보증수리기간(워런티)이 끝나면 고장 수리 비용 보상이 안 되기 때문.
하지만 기존 자동차보험은 차량 고장으로 인한 피해를 보장하지 않아 운전자가 그 비용을 온전히 부담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외제차는 평균 2년의 보증수리기간 종료 후 고장이 발생하면, 부품을 교체하거나 수리하는 데 수백만원 이상 깨지는 경우가 많아 부담이 더 크다.
일부 수입차 업체나 캐피탈사의 경우 인증 중고차를 구입하면 구매 후 1~2년까지 책임보증·무상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는 있지만, 그 기간이 끝나면 마찬가지로 수리 비용은 운전자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이동진 PD
이런 경우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엔 ‘자동차 고장수리보험’ 상품이 나왔다. 차량 사고를 보장하는 기존 자동차보험과 달리, 보증수리기간이 끝난 차량의 고장 수리비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지난달 다이렉트 전용으로 출시된 삼성화재 상품은 출고일로부터 만 10년 이내, 주행거리 10만㎞ 이하인 차량에 대해 차량가액 한도로 수리비용을 보장받을 수 있다. 핵심 부품인 엔진이나 동력 전달 계통 부품뿐 아니라, 일반 부품의 고장 수리도 보장된다. 단, 통상적인 부품 소모·마모는 보장 대상이 아니다.
업계에서는 아직 자동자 고장수리보험이 소비자들에겐 생소한 상품이지만, 외제차 등 고가 차량 구매가 늘어나는 만큼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예기치 못한 질병·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질병보험과 상해보험이 모두 필요하듯이 자동차 고장수리보험도 챙겨볼 만하다는 것. 자동차보험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부상을 입었을 때 치료비를 보장하는 상해보험에 비유할 수 있다면, 자동차 고장수리보험은 차량 내부 결함의 수리비를 보장한다는 측면에서 질병보험에 해당한다.
업계 관계자는 “사람들이 병원을 상해보다 질병으로 더 자주 가듯이 자동차 역시 사고 수리보다 고장 수리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보증기간이 끝난 차량을 보유한 운전자라면 자동차 고장수리보험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알아보고 가입해야 하는 보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삼성화재 디지털본부 이동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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