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는 가라’ 제로웨이스트 도전…리필 재사용 문화 만들기 앞장 [H.eco Awards 2022]
2022-12-20 11:11


알맹상점의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 제공]

‘껍데기는 가라!’, 알맹상점을 상징하는 문구다. 알맹상점(공동대표 고금숙, 양하나, 이주은)은 포장재 없이 알맹이만 파는 제로웨이스트샵이다. 다양한 제로웨이스트 물품 및 리필제품을 갖추며 국내에 제로웨이스트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알맹상점은 지난 2018년부터 망원시장에서 시작된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서 망원시장 내 장바구니를 대여해줬다. 아주 사소한 것부터 환경을 생각하고 생산, 소비, 유통 모든 과정에서 쓰레기를 하나라도 줄여보자는 마음이 모여 지금의 알맹상점을 만들었다.

알맹상점을 통해 주고받는 건 제품이 아닌 문화에 가깝다. 알맹상점은 시민들에게 재활용품 분리배출 방법을 알리고 분리배출 시스템에서 누락된 재활용 가능 품목들을 직접 수거·관리하는 ‘커뮤니티 자원순환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알맹상점이 만든 이 모델은 다른 제로웨이스트샵으로도 확대, 국내에서 제로웨이스트샵이 지역 자원 순환거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이는 국내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자원순환센터를 통해 실리콘, 원두가루, 양파망, 크레용, 전선, 폐카트리지, 브리타필터 등 기존 재활용 분리배출 품목에서 누락됐으나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들을 직접 수거하고 관련 업체를 발굴했다. 재활용률이 낮은 종이팩의 올바른 분리배출법을 알리고, 일반팩과 멸균팩을 분리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요구하는 캠페인도 진행 중이다.

2020년 6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9개월 간, 작은 플라스틱(PP.PE 3,078kg), 종이팩 (5,525kg), 원두가루(2,312kg), 실리콘(26kg) 등 총 1만2073kg의 재활용품을 수거했다.

포장재 없이 소비자가 용기를 가져오면 원하는 만큼 담아서 사가는 ‘리필스테이션’도 국내 최초로 운영했다. 알맹상점의 슬로건인 ‘껍데기는 가라! 알맹이만 오라’개업 이래 3년간 세재 및 화장품을 약 10t 가량 판매하여 100ml 플라스틱 용기 기준 10만7450개의 쓰레기를 저감했다.

나아가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국내 리필 재사용 문화를 촉진하는 데에도 앞장섰다. 기존 화장품 리필은 맞춤형화장품조제관리사 자격증이 있어야 판매가 가능한 법적 제약이 있었다.

리필 문화 확산 및 정착을 위해 알맹상점에선 화장품 중 샴푸, 린스 등의 워시류 제품은 자격증 없이도 교육 수료를 통해 판매가 가능하도록 규제완화를 꾸준히 요구했고, 그 결과 법 개정을 통해 현재 규제 샌드박스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최근엔 제조업체에서도 리필용 대용량 제품 생산, 무포장 제품 출고 등 리필스테이션 문화 확산에 동참하고 있다.

시민들이 동참하는 각종 ‘어택’ 캠페인도 알맹상점의 주요 성과다. 브리타 정수기는 구조상 1~3개월 주기로 필터를 교체해야 하는데, 교체된 필터는 전량 쓰레기로 폐기돼 왔다. 하지만 해외에선 업체가 필터를 수거·재활용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국내 브리타 필터 사용자들과 함께 ‘브함사(브리타 필터 재활용에 함께하는 사람들)’을 구성하고 ‘브리타 필터 어택’을 진행했다. 이에 브라타코리아는 작년 9월부터 아시아 최초로 필터 회수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외에도 재활용등급표시제도에서 화장품이 제외되는 데에 전국 88곳 상점과 함께 화장품 용기 8000여개를 모아 직접 재활용 용이성을 분석하고 재활용등급표시제에 화장품 용기를 포함시키자는 서명운동 및 기자회견 등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환경부는 화장품 용기의 재활용등급표시 예외 적용을 철회하기도 했다.

그밖에 멸종위기(멸균팩과 종이팩 위기탈출) 캠페인이나 일회용컵 보증금제를 촉구하는 캠페인, 플라스틱 빨대나 스팸 뚜껑, 빵칼 등 일상 속에서 무심코 쓰는 일회용품 플라스틱을 없애자는 각종 캠페인 등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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