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배당의 계절’이 돌아온 가운데 5% 이상 배당을 주는 고배당주(株)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금융당국이 예금 금리 인상 자제령을 내린 탓에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에선 연 5%를 찾아볼 수 없게 되면서다.
하지만 은행 금리보다 높은 배당수익률만 좇다 오히려 손실을 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지난해 일부 고배당주에서 배당락일 주가 하락률이 배당수익율을 웃돈 사례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고배당 50 지수는 11월 초 이후 약 7% 상승했다. 올해 결산 배당을 받기 위한 매수세로 배당락일(28일) 이전까지 주식을 매수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고배당주들은 배당 받을 권리가 사라지는 배당락일 전까지 주가가 상승하고 배당락일 주가가 하락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따라 배당락일 주가 하락률이 배당수익률을 넘어 오히려 손해를 입을 수 있는 만큼 유의해야 한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고배당 종목은 배당기준일 2주 전 매수 후 배당락일 시가 혹은 종가에 매도했을 때 각각 88.3%, 80.8%가 수익을 거뒀다. 대부분의 종목에서 배당락일 바로 주식을 매도했을 때 수익을 거뒀지만 예외도 분명히 존재했다.
각 사 사업보고서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신증권의 지난해 배당수익률은 6.70%(보통주 기준)였으나 주가하락률은 8.73%에 달했다. 삼성증권도 배당수익률이 7.67%였지만 주가 하락률은 8.35%로 수익보다 하락 폭이 더 컸다.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KT&G도 주가하락률과 배당수익률이 거의 동일했다.
배당수익률은 현금배당액에 배당락일 전 5일 평균 주가를 나눈 수치로, 배당락일 전 5일 동안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는 손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
증권가에서는 배당락일 주가 향방이 불확실하므로 배당락 전 주가가 배당수익률보다 올랐다면 배당을 포기하고 매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조언한다.
김민규 KB증권 연구원은 “고배당주 주가가 배당락 전 배당수익률 이상으로 오르면 배당을 받지 않고 배당락일 전에 파는 편이 낫다”며 “배당을 받는 경우 60%의 확률로 수익률이 개선되지만 그 폭이 크지 않아 차라리 배당락 불확실성을 피하기 위해 배당을 받지 않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배당수익률은 ▷금호건설 10.44% ▷우리금융지주 8.57% ▷BNK금융지주 8.38% ▷DGB금융지주 8.36% ▷JB금융지주 8.34% 순으로 높았다. 배당을 노리고 해당 종목을 매수한 투자자는 향후 주가 추이를 주시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금호건설은 배당액이 아닌 주가가 하락해 배당수익률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호건설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6.90%에서 10.44%로 급등했다. 증권사들은 금호건설이 올해에도 작년과 동일하게 주당 800원을 배당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주가가 연초 대비 35.34%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권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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