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연합]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지난달 모처럼 상승했던 코스피가 이달 들어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14거래일 동안 월초 대비 140포인트 가까이 내렸다. 내년초 증시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나오는데다, '상저하고'가 아니라 '상저하저'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 일본은행(BOJ)이 사실상 금리를 인상하는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급변경하면서 이전 거래일 대비 18.88포인트(0.8%) 내린 2333.29에 장을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는 급격한 하락세를 타면서 단 3거래일만 상승했다. 월초 2472.53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140포인트 가량 빠졌다.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외국인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825억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대 아래로 내려오면서 지난 10~11월 국내 증시에서 '사자'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다시 '팔자'로 돌아선 것이다.
이같은 코스피의 하락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곱씹어 볼수록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것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FOMC 이후 코스피는 4거래일 연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12월 FOMC는 50bp 인상을 발표하면서 이른바 '빅스텝'으로 전환했지만, 미국의 긴축 장기화가 예상되면서 전 세계 경기침체 우려가 커져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여기에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통화긴축 행렬에도 꿈쩍 않던 일본은행이 20일 기습적으로 통화완화 정책을 수정했다. 일본은행은 19~20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를 통해 장기(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허용 폭 상한을 기존의 0.25%에서 0.5%로 높이기로 했다. 지난해 3월 0.2%에서 0.25%로 올린 이후 1년9개월 만에 통화완화 정책을 수정한 것이다. 사실상 금리 인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아시아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증권가에서는 전반적으로 내년 증시 흐름에 대해 1분기까지 긴축 기조가 이어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하반기에 강세장을 보이는 ‘상저하고’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비공식적으로는 상반기와 하반기 주가가 모두 부진할 수 있다는 '상저하저' 얘기까지 나오면서 향후 바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긴축 영향으로 상반기 주가가 부진할 것은 분명한 가운데, 하반기는 '결국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일 수 있다"며 "하반기 주가회복을 확신하기는 어렵다. 자칫 '상저하저' 시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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