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만능카드 매김한 옥토퍼스…“택시까지 섭렵 목표”
2023-01-02 16:21


데이비드 엘든 옥토퍼스홀딩스 회장[SCMP]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데이비드 엘든 옥토퍼스홀딩스 회장이 지난해 12월 31일을 끝으로 물러나며 옥토퍼스 카드가 홍콩의 가난한 사람과, 노인, 소규모 자영업자들까지 즐겨쓰는 디지털 결제 수단이 된 것에 대한 감회를 드러냈다.

SCMP와의 인터뷰에 나선 그는 “저는 가난한 환경에서 자랐고 제가 어디에서 왔는지 결코 잊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태어난 곳과 같은 배경의 사람들을 옥토퍼스 카드를 통해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큰 만족감을 준다”고 표현했다.

77세의 엘든은 스코틀랜드 인버네스에서 가정부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는 1964년 은행에서 커리어를 시작하기 전에 서류 정리원으로 일을 시작했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HSBC 회장을 역임했으며, 그 전까지는 중동, 말레이시아, 홍콩에서 근무했다. 현재 HSBC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부회장인 그는 경력의 절반 이상을 홍콩에서 보냈고, 홍콩을고향이라고 부른다.

그는 옥토퍼스에서의 경험이 수십 년의 은행 업무 경험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엘든 전 회장은 “은행 부문은 시장의 가장 낮은 사람에 포커스를 맞추지 않는 경향이 있다. 반면, 옥토퍼스는 정말로 돈이 거의 없는 사람들로부터 모든 계층을 커버하고 있다”며 “바로 이 점이 옥토퍼스를 매력적이게 만든다”고 언급했다.


홍콩 옥토퍼스 카드[SCMP자료사진]

옥토퍼스 카드는 최초로 1997년 대중 교통에 사용하기 위해 도입되었지만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스마트 카드 결제 시스템 중 하나로 성장했다. 홍콩인들은 상점, 주차장, 유료 터널, 레스토랑, 수산시장, 자동판매기, 공중전화, 레저 센터 및 학교에서 결제할 때 옥토퍼스 카드를 꺼내든다.

그는 2016년 옥토퍼스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홍콩의 노인들이 디지털 결제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따라서 회사 경영진에게 스마트 카드를 단순하게 유지하여 노인들이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저는 기성세대는 우리의 유산이기 때문에 배제당하지 않고 보살핌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력의 결과로 올해 9월까지 2000만 장 이상의 옥토퍼스 카드가 유통됐다. 홍콩의 거의 모든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다.

또 하루에 1500만건의 거래가 일어나며, 결제금액은 3억홍콩달러(약 489억 1800만원)에 달한다. 옥토퍼스 카드는 2021년에 전년도 2억9000만홍콩달러보다 22% 증가한 3억5500만홍콩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엘든 전 회장은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정부가 지출을 장려하고 타격을 입은 기업을 돕기 위해 총 1040억홍콩달러 규모의 전자 바우처를 두 차례를 나눠준 것이 소상공인들을 끌어모으게 된 비결이라고 언급했다.

2021년, 630만 명의 적격 거주자 중 70%가 전자 바우처로 옥토퍼스를 선택했고, 20%는 알리페이 등을 택했다. 또, 지난해 옥토퍼스에 가입한 가맹점 수는 7만1000여개로 2020년 기록한 3만1000여개의 2배가 넘는다.

그는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의 최고 위치가 홍콩인들과 판매자들이 옥토퍼스 카드를 신뢰하고 있으며 회사가 성공적으로 디지털 전환에 들어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임기 동안 아쉬운 점으로는 택시기사들을 충분히 포섭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지금까지, 옥토퍼스의 지불시스템을 도입한 택시 운전사는 약 1만8000명으로, 이는 홍콩에서 등록된 택시인 4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3년 간의 전염병 여행 제한 조치가 곧 종료되고, 중국 본토 등과의 전면 개방을 목전에 두고 있는 지금이 택시 산업에 뛰어들기 좋은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점점 더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 상황이다. 택시 시장은 디지털 결제를 구현할 이상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지금이 다시 택시 시장에 초점을 맞출 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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