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에 빠진 20대” 복채 수익만 천만원 ‘깜짝’
2023-01-11 16:51


[123rf 제공]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얼마나 마음 둘 곳 없으면…운세 상담에 몰린 MZ세대”

#. 직장인 김모(33)씨는 지난 해에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운세 상담으로 수십만원을 지출했다. 진로와 연애 등 매번 묻는 질문은 비슷하지만 상담할 때마다 마음이 편해지며 습관적으로 앱을 켜고 있다. 김 씨는 “솔직히 점을 본다고 뭔가 해결될 것이란 생각은 안 한다”면서 “다만 좋은 얘기를 듣거나, 현재 상태, 성향 등을 짚어줄 때마다 위안이 돼 친구들 사이에선 모바일 운세 상담이 ‘K-심리상담’(한국판 심리상담)이라고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불황, 취업난 등으로 심란한 MZ세대가 모바일 점집 몰리고 있어.

11일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점술 상담 중개 플랫폼 ‘천명’ 서비스의 지난달 월간활성사용자수(MAU, 안드로이드 기준)가 7812명으로 집계됐다.

2021년 12월(5161명) 대비 2800명 가량 급증한 수치다.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사용 시간도 51.27분에서 61.68분으로 늘었다.

천명의 MAU 증가세를 이끈 것은 MZ세대였다. 전체 사용자의 절반 이상이 20대와 30대인 MZ세대로, 20대가 전체 이용자의 33.79%, 30대가 29.28%로 나타났다.


네이버 엑스퍼트 운세 서비스 화면. [네이버 캡처]

네이버 지식인 엑스퍼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MZ세대가 지난달 기준 운세 상담 분야 전체 매출액의 74%, 거래 건수의 72%를 차지했다. 운세 상담 사용자의 10명 가운데 7명이 MZ세대인 셈이다. MZ세대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운세 상담 전문가들의 월 평균 거래액도 1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운세 상담이 MZ세대에게 단순히 길흉화복을 점치는 수단에서 이른바 ‘심리 상담’의 역할까지 확장됐다고 보고 있다. 불경기, 취업난 등 미래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은 2030세대가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으며 심리적 위안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보니 점사 결과 보다는 접근성 좋은 앱이 상대적으로 더 주목 받으며 사용자 수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국내 시장조사업체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은 최근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2023 운세 서비스 이용 관련 조사’를 실시한 결과 올해 들어 스마트폰 운세 앱을 이용해봤다는 응답자 비중이 전년보다 6.7%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월 스마트폰 운세 앱으로 평소 운세를 보고 있다고 응답한 비중은 전체 응답자의 56.0%였지만, 올해 들어 62.7%로 늘어났다. 운세 유형으로는 재물운이 압도적이었다. 지난해 70.6%에서 올해 71.8%로 증가했다.

아울러 20대 응답자의 경우 운세 관련 유튜브 채널 이용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트렌드모니터는 설명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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