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표 식사 정치’ 재시동…“당-정-대 원팀”
2023-01-27 10:22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주한 대사 신임장 제정식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정윤희·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새해 순방 등으로 잠시 중단됐던 ‘식사 정치’를 재개했다. 전날 여당 지도부와 오찬을 가진 데 이어 저녁에도 국민의힘 일부 초재선 의원들과 만찬을 갖는 등 하루에만 두 차례 여당 의원들과 만났다. 윤 대통령이 지난 아랍에미리트(UAE)·스위스 순방 성과를 공유하는 동시에,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전당대회 불출마 선언 등으로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여당 의원들과의 소규모 식사 자리를 계속할 계획이다.

27일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민의힘 지도부와 100분 가량 오찬을 했다. 오찬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성일종 정책위의장, 김석기 사무총장,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 박정하·양금희 수석대변인, 김미애 원내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선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과 이진복 정무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이 배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지난 UAE 순방 당시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 유치 등 경제 성과를 공유하고 당 차원의 후속 지원 조치 등을 당부했다. 국가정보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 문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최근 국민적 문제로 떠오른 ‘난방비 폭탄’에 대한 대화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오찬에서 “현재 용산 대통령실과 경제부총리를 중심으로 하는 UAE 투자 태스크포스(TF) 플랫폼을 만들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또, 대공수사권 이관과 관련해선 “해외에 수사와 연결돼 있어서 국내 경찰이 수사 전담하는 부분에 대해선 살펴봐야 할 여지가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번 순방 성과가 많았고 이에 대한 당에서 후속 지원 이런 것들을 얘기한 자리였다”며 “국정원이 대공수사 관련해서 쌓아온 노하우들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활용해서 경찰을 지원하고 협조하는 게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찬에서 나 전 대표와 관련된 윤 대통령의 언급은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법무부·공정거래위원회·법제처 등에 대한 업무보고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이원석 검찰총장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

윤 대통령은 또 같은 날 저녁 한남동 관저에서 일부 국민의힘 초·재선 의원들과 만찬을 하기도 했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만찬에는 강대식, 권명호, 신원식, 태영호 의원 등이 참석했으며, 오찬과 마찬가지로 순방 성과에 대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관계자는 이와 관련 “그동안 만나지 못했던 분들과 함께 자리해 ‘원팀’을 강조하신, 모두가 ‘친윤’이고 당정과 대통령실이 함께 가야 한다는 취지에서 있었던 자리”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관계자 역시 “순방도 다녀왔으니 그간 일정 관계상 대통령과 만나지 못했던 의원들을 위주로 대통령과 식사하는 자리를 마련하게 된 것”이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다른 여권 관계자는 “(불출마를 선언한) 나 전 대표 뿐만 아니라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당권주자들에 대한 얘기는 나오지 않았다”면서도 “내년 총선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매우 중요한 만큼, 경제와 민생이 어려운 상황에서 당정, 대통령실이 힘을 합치자고 독려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식사 정치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남동 관저 입주 이후부터 여당 의원들과 연이어 식사 회동을 해왔지만, 연말 각 부처의 업무보고와 순방 준비 등으로 한동안 여당 의원들과 만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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