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장한 2월…향후 IPO 시장, ‘시총 1조’ 오아시스로 갈린다 [투자360]
2023-02-03 09:19


[오아시스마켓]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1월 중소형사들의 선전으로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2월에는 첫 ‘조 단위’ 대어(大魚)로 꼽히는 신선식품 배송업체 오아시스마켓(오아시스)이 ‘국내 e커머스 1호’ 타이틀을 걸고 상장에 도전하며 IPO 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2월 IPO 시장에는 목표 시가총액(시총) 4000억원급 중형사들도 여럿 이름을 올리면서, ‘빙하기’가 연상됐던 작년 IPO 시장과 달리 올해엔 투자심리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었는지 판가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금융투자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2월 중 총 7개 업체가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이들 업체 중 단연 주목받는 곳은 오아시스다. 상장 후 목표 시가총액이 9679억~1조2535억원에 이르며 올해 처음 상장에 나서는 대형사인 이유에서다. 총 공모 규모는 1597억~2068억원이며, 공모 희망가 범위는 주당 3만500~3만9500원으로 제시했다.

대표 주관사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으로, 오는 7~8일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실시하고 14~15일 일반 청약을 한다.

금융투자업계가 오아시스 상장 성공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올 한 해 IPO 시장의 향방을 가를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국내 한 증권사의 IPO 담당자는 “지난해 상장 계획을 잇따라 철회했던 대형사들이 오아시스의 성공 여부를 눈여겨보고 있다”며 “오아시스가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느냐 여부가 상장 일정을 미룬 대형사들이 상장 재도전 준비에 나설 ‘마지노선’으로 여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2월 중 상장에 도전하는 중형급 업체들로는 면역 치료제 개발사인 지아이이노베이션과 2차전지 탄소 나노 튜브 개발사인 제이오가 대표적이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목표 시총으로 3521억~4621억원을 제시했다. 원래 목표 시총 5000억원 이상일 경우 신청 가능한 ‘유니콘 특례’를 추진했지만, ‘기술 특례’로 상장 방식을 바꾸고 몸값 목표치도 하향 조정했다. 바이오 업종에 대한 투심 악화 때문이다.

제이오는 상장 재수생이다. 작년 11월 4999억~5999억원 규모의 목표 시총을 제시하며 IPO에 도전했다 수요예측 부진으로 공모를 중단한 바 있다. 이번 상장에선 목표 시총도 기존 대비 32~37.3% 낮아진 3136억~4077억원을 제시했다.

이 밖에도 국내 첫 상장 액셀러레이터가 되려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공모에 나선다.


2월 IPO 시장에서도 지난달 뚜렷했던 ‘옥석 가리기’에 따른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상장한 오브젠과 미래반도체는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형성되고 상한가까지 오르는 ‘따상’에 성공했다. 하지만, 체급이 낮은 중소형주란 한계가 분명하단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삼기이브이나 티이엠씨처럼 구주매출(기존 주주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 지분 중 일부를 일반인들에게 공개적으로 파는 것) 비중이 높거나 목표 시총이 4000억원대 내외의 무거운 종목들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 청약에서 모두 흥행에 실패했다.

이런 상황에서 오아시스의 ‘큰 덩치’를 두고 리스크로 작용한다는 지적과 동시에 IPO 시장 내 유일한 ‘조 단위’ 대형주란 점이 차별점으로 작용해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맞부딪히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1월 공모가가 희망범위 상단과 하단으로 양분된 것을 두고 여전히 시장이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성향이 강하다는 근거로 삼기도 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중대형사 상장이 진행되는 2월 IPO 시장의 분위기까지 지켜봐야 1월부터 투심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는 주장들에 신빙성이 생길 것”이라며 “2월 IPO 결과가 최소 올해 상반기, 더 나아가 올 한 해 IPO 시장의 온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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