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난한 통과 빗나갔다…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부결 “재추진 안 한다”
2023-02-10 11:02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현대백화점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을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려던 시도가 무위로 돌아갔다. 전자 투표 기간 별다른 잡음이 없었던 만큼 임시 주주총회 현장에서 부결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전망됐지만, 이와 정반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해, 더이상 재추진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10일 현대백화점은 이날 오전 열린 임시 주총에서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가칭)을 설립하고 현대백화점을 분할존속회사로 두는 인적 분할 안건이 부결됐다고 밝혔다. 다만 이보다 앞서 진행된 현대그린푸드의 임시 주총에서는 인적 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현대백화점은 작년 11월 현대백화점홀딩스를 신설법인으로, 현대백화점(사업회사)을 존속법인으로 나누는 인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지주회사인 현대백화점홀딩스는 현대백화점과 한무쇼핑을 자회사로 두고, 현대백화점은 면세점, 지누스를 거느린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대주주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시도일 뿐 주주 권익 강화와는 무관하다는 목소리가 일부 나왔고, 현대백화점은 최근 이를 의식해 주주환원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으로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백화점업의 성장성 한계를 극복하고 궁극적으로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려고 했다”라며 “다수의 주주분들께서 이런 현대백화점의 계획에 깊은 공감과 함께 인적분할 추진에 동의해 주셨지만, 일부 시장과 주주분들의 비판적 의견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과적으로 금일 인적분할 의안은 주총 특별결의 정족수에 미달해 통과되지 못했고, 이번 임시 주총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는 앞으로도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시킬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모색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향후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재추진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대그린푸드 인적 분할을 통한 지주회사 체제 전환은 계속 추진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9월 주력 계열사인 현대백화점과 현대그린푸드를 각각 인적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오너일가 지배력 강화와 계열사 사업 시너지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으로 해석했다. 일각에서는 인적분할이 향후 정지선·정교선 형제의 계열 분리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현대백화점 지분은 정지선 회장(17.09%), 현대그린푸드(12.05%) 등 약 36%로 높다. 외국인 지분 약 24%, 국민연금 8%, 나머지 국내 기관과 개인 투자자 지분이 32% 수준이다.



dsun@heraldcorp.com



랭킹뉴스


COPYRIGHT ⓒ HERALD CORPORATION.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