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3만3000명 넘어서…‘기적의 구조’ 소식도 잇따라 [튀르키예 강진]
2023-02-13 05:28


[AFP]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튀르키예와 시리아에 강진이 덮친 지 일주일째, 양국의 사망자 수가 3만3000명을 넘어서면서 지난 2003년 이란 대지진 당시 피해 규모를 넘어섰다. 사망자가 앞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암울한 전망 속에서도 기적 같은 구조 소식이 이어졌다.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재난관리국(AFAD)은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사망자 수가 2만9605명으로 추가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시리아에서는 최소 3574명이 숨지고, 5276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국가를 합친 총 사망자는 3만3179명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튀르키예·시리아 강진이 21세기 들어 역대 6번째로 많은 인명 피해를 낳은 자연재해로 기록됐다고 전했다.

시리아의 경우에는 내전으로 정확한 통계 작성이 어려워 실제 사망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시리아에서 실제 사망자가 현재까지 9300명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유엔은 앞으로 사망자가 지금과 비교해서 두 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72시간으로 알려진 골든 타임이 훨씬 지났지만 생존자 구조 소식이 이어지며 한 줄기 희망을 던졌다.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에서는 17세 소녀가건물 잔해에 갇힌 지 159시간 만에 구조됐고, 남부 아디야만에서는 153시간 만에 두 자매가 구조됐다.

파렌틴 코카 튀르키예 보건부 장관은 어린 소녀가 구조되는 영상을 SNS에 올리며 “언제나 희망은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

계속되는 여진으로 인한 불안도 여전하다. 지난 6일 새벽 4시 17분께 규모 7.8의 강진이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이후 9시간 뒤 규모 7.5의 강진이 뒤따랐고 전날까지 크고 작은 여진이 2000회 이상 발생했다.

무라트 쿠룸 환경도시계획 및 기후변화부 장관은 “지금까지 튀르키예 10개 주에 있는 건물 약 17만2000채를 점검한 결과 2만5000채가 심각한 손상을 입었거나 철거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생존자들도 추위와 전염병 같은 2차 재난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건물 잔해에 갇힌 시신들이 식수를 오염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민 캠프의 경우 화장실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거의 없어 위생 문제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약탈행위마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하타이주 등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약탈범 수십 명이 체포됐고 안전 문제로 구조작업이 중단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강진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 중의 하나인 시리아 서북부 반군 지역에 대한 구호는 여전히 차질을 빚고 있다.

전 세계 각국으로부터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튀르키예와 달리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 시리아는 상당수 국가로부터 직접 원조를 받지 못했다. 반군 장악 지역에는 지난 9일에서야 첫 유엔 구호 물품이 전달됐다.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는 강진으로 큰 피해를 본 서북부 반군 점령 지역에 대한 인도주의 구호 물품의 전달을 승인했지만, 반군이 이를 거부했다. 반군 최대 파벌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 측은 로이터에 “우리(반군)를 돕는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알아사드 정권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튀르키예 국경 바브 알하와 육로로 구호 물품을 실은 트럭 10대가 시리아 북부로 들어갔다. 이 경로는 국제사회가 서북부 시리아로 구호물자를 수송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시리아 정부는 이날까지 총 62대 항공기가 구호물품을 싣고 다마스쿠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고 집계했다.

튀르키예·시리아 국경을 찾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은 “우리는 시리아 북서부 주민을 실망시켰고, 그들은 버림받았다고 느낄 것”이라면서 “가능한 이 실패를 빨리 바로잡는 것이 나의 의무”라고 밝혔따.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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