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플랫폼 이용자 쑥↑…플랫폼으로 ‘이자장사’ 오명 벗을까[머니뭐니]
2023-02-13 17:2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각 은행이 자체 플랫폼 규모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자장사’를 넘어선 수익성 다각화의 발판으로 디지털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주요 시중은행의 애플리케이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도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 수익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미지수라는 평가가 많다. 금산분리 규제에 따라 뚜렷한 서비스 특정에 어려움이 있고, 플랫폼 편의성 등 매력 요인에서도 인터넷은행 등에 우위를 점하지 못한 탓이다.

MAU 2년 만에 20%↑…과반이 인터넷·모바일 전용상품

13일 빅데이터 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서비스하고 있는 대표 애플리케이션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2023년 1월 기준 3812만명으로, 2년 전 같은 기간(3165만명)과 비교해 약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성장세는 은행권이 MAU 향상을 위해 다양한 플랫폼 유입 요인을 만들어온 결과다. 대표적으로는 금융상품을 비대면으로만 가입할 수 있게 하거나, 비대면으로 가입할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국내은행에서 판매 중인 정기예금 상품 20개(최고금리 순) 중 과반이 인터넷 및 모바일 전용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은행권은 주기적으로 경품이나 포인트 지급을 내건 이벤트를 실시하며 이용자 수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은행권이 활성 이용자 수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점차 확산되는 비대면 서비스에 대응하는 동시에, 이자이익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사업 추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의 이용자 규모를 키워 손쉽게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금융지주에서 주요 계열사를 아우르는 ‘유니버셜 앱’을 신설하거나 강화하는 것 또한 같은 맥락에서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아직은 갈길이 멀다는 평가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거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비이자이익은 1조8301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년(2조8313억원)과 비교해 35.4%나 쪼그라든 규모다. 은행들이 ‘이자장사’에 치중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한 거리에 시중은행의 자동화입출금기기(ATM)가 놓여 있다.[연합]

금산분리 규제 완화…위험 총량 규제 방안 검토

이에 수익 다각화가 절실해진 은행권의 플랫폼 이용자 수 확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지만 플랫폼 경쟁력이 수익 창출로 이어지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문제는 아직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올해 예정된 금산분리 규제 완화의 세부 내용이 명확히 결정되지 않은 탓에, 금융권은 특정 비금융 서비스를 위한 투자를 강행하기보다 플랫폼 규모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은행 등 금융사가 자회사 출자를 통해 생활서비스 등 비금융 분야 사업에 자유롭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되, 위험 총량을 규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안 되는 것 빼고 다 된다’는 식의 네거티브 규제 전환도 검토 중이지만, 규제 강도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금융권 또한 수익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계속 고민하는 단계로, 현재는 꾸준히 플랫폼 규모 확장을 통해 기초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며 “금산분리 규제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각종 업무협약,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플랫폼의 확장 가능성을 넓히는 데에 주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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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금융권의 플랫폼 경쟁력이 인터넷은행·빅테크 등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애초 비대면 서비스로 시작한 카카오뱅크·토스 등 인터넷은행·빅테크 플랫폼은 편의성이나 신규 서비스 측면에서 기존 금융권에 비해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금융앱 MAU에서도 여전히 토스와 카카오뱅크가 기존 금융권을 제치고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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