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집값 하락 너무 빨라 걱정했는데…최근 둔화, 좋은 신호”
2023-02-24 18:30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1년 5개월간 이어진 금리 인상을 멈추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로 동결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최근 부동산 가격 하락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며 "좋은 신호"라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24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방문한 인도 벵갈루루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 총재는 부동산 경기 둔화가 성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한국에서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큰 부분"이라며 "지난 2년간 집값이 상당히 많이 올랐고, 현 상황은 긍정적인 조정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말 집값 하락 속도가 아주 빨라 걱정스러웠는데, 그 속도도 둔화하고 있다"며 "좋은 신호"라고 했다.

이 총재는 자신을 '운이 좋은 총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다른 총재들은 재정정책이 반대로 가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데 우리 정부, 특히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물가가 안정될 때까지 재정 긴축이 필수라고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런 면에서 난 아주 운이 좋다" "통화·재정 정책 협조가 잘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전날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현재 5% 내외지만 3월부터 4%대로 떨어지고, 연말에는 3%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지금은 잠시 멈춰서 누적 300bp(1bp=0.01%포인트) 인상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평가하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금리정책, 중국 리오프닝 효과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안개가 많을 때는 차를 세우고 지켜보는 것이 낫다"고 비유했다.

이 총재는 원/달러 환율에 대해 "주요국 중 처음으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환율이 어떻게 움직일지 걱정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어제 원화 가치는 다소 강세를 나타냈고 꽤 안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당분간 환율은 우리의 결정보다, 미국 통화정책 향방에 달려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원화 가치와 반대)은 전날 7.8원 하락한 1,297.1원에 마감했으나, 이날 7.7원 상승하며 1,304.8원까지 반등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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