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 이날 거래를 시작한 코스피, 원/달러, 코스닥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1%가량 내린 2370포인트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코스닥도 소폭 하락 출발했다. 원/달러 환율 1300원대를 기점으로 오르내리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지난 13일 미국 실리콘밸리뱅크(SVB) 파산 소식에도 크게 흔들리지 않았던 국내 주식시장이 14일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 23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65% 하락한 2370.83를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전장보다 20.24포인트(0.84%) 내린 2390.36으로 출발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을 키우면서 2370대까지 떨어졌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도세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800억원, 424억원 어치를 각각 순매도 중이다. 개인 홀로 306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도 전일대비 2.31% 떨어진 770.69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 역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470억원, 1131억원씩 순매도했고 개인은 3649억원 순매수했다.
이날 환율은 소폭 상승했지만 주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모습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7원 내린 1298.1원으로 개장한 뒤 같은 시각 1300원대 초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증시는 SVB 파산에 이어 다른 지역은행도 연쇄적으로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지난밤 혼조세로 마감한 뉴욕증시의 영향을 받고 있다.
일단 SVB 파산에 이어 뉴욕에 본부를 둔 가상자산 전문은행 시그니처 은행까지 파산했으나 미 당국이 고객 예치금 전액 보증과 유동성 부족 금융기관을 지원하는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을 약속하면서 시장이 다소 안도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은행 시스템 안정을 위해 “여기서 멈추지 않고 필요한 어떤 일이든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 중소형 은행을 중심으로 뱅크런(대량 인출 사태)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는 상황이다. 뉴욕증시 지수의 장중 변동성이 커지고 일부 지역 은행들 주가가 폭락세를 보이는 등 불안한 모습이 나타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아울러 시장은 한국 시각으로 이날 밤 발표되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CPI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을 경우 금융권의 불안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gi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