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맞아?…디샌티스, “우크라이나 보호, 美에 필요 없다”
2023-03-14 15:24


트럼프(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로이터]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미국 공화당 유력 대선 후보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주류와 반대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13일(현지시간) 밤 미국 폭스뉴스 채널의 터커 칼슨 프로그램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국경을 지키는 것은 미국의 필수적인 이익이 아니며, 정책입안자들은 국내 문제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부터 우크라이나를 방어해야 한다는 입장인 공화당 주류와 멀어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입장을 취한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디샌티스 주지사가 이같은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장소로 폭스뉴스의 ‘터커 칼슨 투나잇’을 택한 것이 내용 자체 만큼이나 상징적이라고 분석했다.

칼슨은 미국의 우크라이나전 개입에 가장 극렬한 반대자 중 한명이다. 그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부패한 “반영웅”이라 부르거나 “스트립 클럽의 매니저”처럼 옷을 입었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칼슨 쇼에 출연한 디샌티스 주지사도 “미국은 국경 확보, 군사 대비 태세의 위기 해소, 에너지 안보와 독립, 중국 공산당의 경제 문화 군사력 견제 등에서 여러 가지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영토 분쟁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런 입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일부를 “인수”하면서 끝내야 한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견해와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공화당 주류이자 역시 잠재적 대선 후보들인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 크리스 크리스티 전 뉴저지 주지사, 팀 스콧 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들이 보여준 우크라이나전 개입에 대한 지지와는 상반된다. 펜스 전 부통령과 헤일리 전 대사는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싸움을 ‘자유’에 대한 투쟁으로도 간주한다.

다만, 설문조사에 따르면 최근의 여론은 디샌티스 주지사 쪽이 좀 더 잘 읽은 것으로 보인다.

1월 퓨 리서치 센터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공화당과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유권자의 40%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너무 많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이 1년을 넘기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개전 초기인 지난해 3월엔 이런 견해를 가진 공화당과 공화당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의 비율은 9%에 불과했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벗어나 마약과 같은 국내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국경을 넘어 밀반입된 마약으로 매년 수만 명의 미국인이 사망하고 있고 우리 안보에 중요한 무기가 급속히 고갈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겐 외국 전쟁에 개입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디샌티스 주지사는 아직까지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그는 최근까지도 푸틴 대통령의 2022년 대규모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을 거의 피해왔다. 그는 최근의 북 투어 동안 기자들이 외교 정책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종종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th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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