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제 재신임’ 최정우 회장, “지주회사 중심…신사업 강화 박차”
2023-03-18 08:46


17일 주주총회 현장에 자리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포스코홀딩스 제공]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2023년에는 지주회사가 중심이 돼, 기업가치를 성장시키겠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17일 열린 포스코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의장으로 나서, 포스코그룹의 올해 목표를 ‘지주사 중심의 사업 재배치와 시너지 창출’로 제시했다. 최 회장은 “이차전지 소재 원료인 니켈과 리튬의 생산을 본격화하고 연구개발(R&D)에 필요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나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총에서 포스코홀딩스가 안건으로 제시한 포스코홀딩스의 주소지 이전과 이사회 사내이사·기타비상근이사·사외이사 선임이 모두 통과되면서 남은 최 회장의 임기 1년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주회사 체제의 지배구조를 튼튼하게 다지는 것이 최 회장 체제의 선결과제다. 지난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선언한 포스코그룹은 철강과 비철강 부분을 나누고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를 설립했다.

포스코그룹은 현재 철강 부문 소유회사를 자회사 포스코로 물적분할하는 작업을 마무리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9일 발표한 사업보고서에서 ‘철강사업 경영 효율성 제고’를 목적으로 총 1조1377억원에 국내 32개, 해외 25개 등 총 57개사의 기업 지분을 자회사 포스코로 넘기는 작업을 이달 안에 마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지분 이전작업의 마무리다.

아울러 철강사업부문의 맏형 노릇을 하게 될 포스코는 이후 철강사업의 토대 건설에 박차를 가한다. 냉천 피해 범람에서 눈길을 끈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작업도 이뤄질 예정이다.

포스코는 앞선 공시에서 포항제철소 단독 생산재인 고탄소강열연강판을 광양제철소에서도 생산하는 ‘듀얼체제’를 완성하겠다고 공언했다. 고탄소강열연강판은 철강업계에서 수익성이 높은 사업군으로 분류된다.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동시에 제품을 생산하면서, 차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연에 제거하려는 것이다. 최근 광양제철소에서는 고탄소강열연강판의 생산이 실제 이뤄지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향후 ESG 경영에도 박차를 가한다. 그룹의 미래 사업 분야인 친환경 사업의 규모를 점차 키우고, 한편으로는 다양한 사회공헌사업을 진행한다.

포스코는 지난 16일 냉천범람 당시 해병대에서 포항제철소 수해복구 활동에 참여한 해병대 1사단 소속 장병과 장교를 특별 채용하기로 했다. 이런 사실은 17일 해병대 1사단은 이날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이여! 도전하라!’라는 제목의 내부안내문을 통해 포스코1사단 장병들의 채용우대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2022년 포항제철소 수해복구에 참여한 해병대 1사단 장병(장교, 부사관, 병사) 중 1사단장의 추천을 받은 자를 대상으로 채용이 진행된다”면서 “경영엔지니어직군 및 생산기술직군 공채 지원시, 서류전형 및 인적성검사(PAT)를 면제한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 전경. [포스코 제공]

한편 최 회장은 이번 주총을 통해 사업 개진에 필요한 ‘우군’을 얻었다는 평가다. 이날 사내이사로 선임된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전략기획총괄), 김지용 부사장(미래기술연구원장), 유병옥 부사장(친환경미래소재팀장) 등 3명이 최 회장과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인사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 사장은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으로 회사가 포스코에 인수된 후부터 최 회장과 연을 맺어왔다. 2015년 최 회장이 포스코홀딩스 가치경영실장으로 옮겼을 때는 정 사장이 포스코홀딩스 재무위원으로, 2016년 최 회장이 가치경영센터장으로 몸을 담을 때는 정 사장이 가치경영센터 산하의 국내 사업관리실장으로 일했다.

최 회장 체제가 공고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주총 현장에서 의장으로 나선 최 회장은 안건을 연달아 상정했고, 참석 주주들은 즉시 “이의 없습니다”고 한목소리로 답했다. 포스코홀딩스 지분 9.11%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국민연금도 이들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 입장을 던졌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이 스튜어드십코드(연기금이 투자기업의 의사 결정에 개입하는 것) 강화를 천명하면서 포스코홀딩스 1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향방을 놓고 관심이 집중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국민연금도 사내이사 선임에 찬성 입장을 내비추면서 최 회장 체제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냉천 범람을 빨리 극복하고, 앞으로 사업이 탄력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내이사 선임이 무리없이 통과된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면서 “최 회장이 가진 비전을 선보일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는 총 8457만1230주 중 의결권이 제한되는 자기주식 872만2053주를 제외한 7584만9177주 중 5401만4614주, 총 71.2%의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면서,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 등 안건 통과 요건을 충족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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