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도시여자들 드라마 중 한 장면 [tvN 공식 유튜브 캡쳐]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소주 한 두잔 정도는 몸에 좋지 않나요?”
유난히 음주에 관대한 대한민국. 국내 성인은 1년에 평균 52병의 소주를 마시고 있다.
그래서 잘못된 상식도 많다. 의료계는 술이 담배와 함께 ‘1급 발암물질’에 속한다는 사실조차 대부분 모르고 있다는 데에 주목한다.
그러다보니 술 한 두잔 정도는 오히려 몸에 좋다는 등의 잘못된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것. 한국이 음주 규제에 지나치게 느슨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일 국립암센터가 전국 만 20~64세 성인남녀 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음주 및 흡연 관련 인식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46.9%는 ‘한 두잔의 음주는 건강에 별 이상이 없다’고 답했다. ‘한 두잔의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이도 18%나 됐다.
국립암센터는 이 같은 사회 인식과 달리 술은 인체에 암을 일으킬 근거가 충분한 ‘1군 발암물질’이라고 지적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술과 담배가 둘 다 똑같이 해롭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37.4%에 그쳤으며, 술이 1군 발암물질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66.4%는 모른다고 응답했다.
한국사회는 음주도 관대한 편이다. 음주 여부를 묻는 질문에 ‘마신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5.7%였고, ‘한 달에 2~4번 꼴(35.4%)’ ‘일주일에 2~3번 꼴(22.5%)’ 등으로 나왔다.
이왕 마실 땐 1~2잔으로 그치는 이는 적었다. 1회 음주량 조사에서 5~6잔(18.6%), 3~4잔(25.3%), 1~2잔(22.2%) 등이었다. 음주의 주된 이유로 ‘술자리를 좋아 한다’라고 답한 비율도 64.4%나 됐다.
[연합]
과연 우린 얼마나 많은 술을 마시고 있을까? 2021년 기준 국내 제조장에서 반출된 국내 소주 소비량은 82만5848㎘. 360ml 기준 22억9000만병에 이른다. 성인 1인당 평균 52.9병을 마신 셈이다.
응답자 2명 중 1명 담배 뿐 아니라 술에도 좀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 응답자의 47.9%는 ‘음주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고, 금주를 권고하는 것에도 48.4%가 동의했다.
음주 규제 시행을 위한 정책 1순위로는 ‘술 광고 금지’가 꼽혔다. 또, 공공장소 음주 규제, 음주 위해성 알리기 등이 뒤를 이었다.
이미 프랑스와 스웨덴 등은 술에 대한 TV·라디오 광고를 전면 금지했고, 노르웨이·핀란드·스페인 등도 알코올 도수 15~22% 이상의 술 광고를 규제하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은 25세 이하 모델의 주류광고 출연 금지, 영국은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한 주류회사 시장 퇴출 등을 시행 중이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 [국립암센터 제공]
전문가들은 ‘적정 음주’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홍관 국립암센터 원장은 “과거에는 한, 두잔 정도 음주는 괜찮다고 했지만 WHO는 건강을 위해 적정 음주는 없으며, 가장 건강한 습관은 소량의 음주도 하지 않는 것이라 했다”며 “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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