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명석, 재판서 반성 전혀 없어…‘왜 저항 안 했냐’ 질문만”
2023-04-05 11:16


정명석 JMS 총재 [MBC '실화탐사대' 방송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여신도 성폭행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기독교복음선교회(통칭 JMS) 총재 정명석 씨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간의 만행이 공개되고도 재판 과정에서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재판에서 되레 증인대에 선 피해자에게 "왜 싫으면 저항하지 않았느냐"고 캐묻다 재판부의 제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4일 호주 국적 A(31)씨는 대전지법 형사12부(나상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씨의 준강간 등 혐의 사건 재판에서 피해 사실을 비공개로 증언했다. 전날 홍콩 국적 B(29)씨의 증언 이후 두 번째다.

이들의 변호를 맡은 정민영 변호사는 5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가 피해자들이 많아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정씨가) 그 수사에 불응하고 있다고 한다"며 "증인신문에서도 '내가 언제 너를 세뇌했냐', 'JMS가, 내가 언제 내 스스로 메시아라고 했냐', '나 그런 적 없다' 이런 취지의 질문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변호사는 "(정씨 측이) 'JMS에서는 정명석을 재림예수, 메시아라고 가르치지 않는다', '나도 그렇게 한 적이 없다' 이 주장을 계속 펼치고 있다"면서 "(재판 중에 위축되거나 반성을 하거나 그런 게) 전혀 없다"고 했다.

이어 "그 일(성폭력) 자체도 없었다고 얘기하면서, 증인들이 세뇌됐다거나 이런 게 전혀 아니었고 오히려 자기는 그냥 목사라고 얘기하는데 자기하고 뭔가 특별한 관계를 원해서 (증인들이) 적극적으로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고 덧붙였다.

정 변호사는 "성폭력을 당하면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너무 놀라고 막 소스라치게 싫은 감정이 있는데 정명석을 메시아라고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왜 내가 이게 싫지? 이건 내 믿음이 부족한 게 아닌가?' 이래서 자책하고 그 과정이 계속 반복되면서 피해가 지속이 되는 것"이라면서 "그런데 정명석 측은 계속 '왜 싫다고 얘기 안 했냐'는 취지의 질문을 계속 하니까 피해자들 입장에서는 너무 힘들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씨 측이 지난 3일 재판 과정에서도 B씨를 상대로 이같은 질문을 계속 하자 재판부가 제지에 나섰고, B씨는 심한 복통을 호소해 한동안 재판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정 변호사는 설명했다.

정 변호사는 "(증인들이) 어쨌든 자기 경험을 계속 얘기해야 되는 이 끔찍함에 대해 너무나도 힘들어했다"며 "결국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건 엄정한 판결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씨는 20대 여신도 4명을 추행하거나 성폭행한 죄(강간치상 등)로 징역 10년을 선고받고 복역한 뒤 2018년 2월 출소한 직후부터 2021년까지 충남 금산군 진산면 월명동 수련원 등에서 외국인 신도 A씨와 B씨를 성추행하거나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한국인 여신도 3명도 정씨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충남경찰청에 고소, 이 중 1명에 대한 사건이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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