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마약음료' 피해자 8명으로 늘어…공급책 등 2명 검거
2023-04-08 21:06


강남구청역 인근서 마약 음료수를 건네는 용의자들 [강남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마약 제조·전달책 등 범행에 가담한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음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준 아르바이트생 4명을 포함한 이들 배후에서 범행을 계획한 총책이 있는 것으로 보고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은 유포된 마약음료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음료를 받아 마신 피해자 1명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피해자는 학부모 1명을 포함해 8명으로 늘었다.

8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필로폰 성분이 든 마약 음료를 제조해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의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전날 오후 4시40분께 A씨를 강원 원주시에서 붙잡았다.

경찰은 또 일당이 피해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거는 과정에서 중계기를 이용해 휴대전화 번호를 변작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로 전날 오후 2시50분께 B씨를 인천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는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마약음료를 제조한 뒤 중국에서 건너온 빈 병에 담아 서울의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원주에서 제조된 마약음료는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통해 원주에서 서울로 운반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남경찰서가 지난 3일 오후 6시께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 학원가에서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건넨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로 40대 여성 A(49)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5일 밝혔다. 사진은 용의자들이 피해자들에게 건넨 음료수병. [연합]

B씨는 중국에서 걸려 온 인터넷 전화를 중계기를 이용해 국내 휴대전화 번호로 바꿔준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피해 학부모들에게 걸려온 협박전화를 역추적하는 과정에서 B씨가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한국 국적인 A씨와 B씨는 경찰에서 서로 모르는 사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이들의 구속영장을 신청해 신병을 확보하는 한편 이들을 움직인 총책을 추적할 방침이다.

경찰은 중국에서 빈 병이 공급됐고 협박전화 발신지 역시 중국으로 확인됨에 따라 중국에 근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 등이 이번 범행을 꾸민 것으로 보고 중국 당국에 공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지난 3일 오후 서울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에서 2명씩 짝을 이룬 일당 4명이 학생들에게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를 한다며 학생들에게 필로폰이 성분이 첨가된 음료수를 건네 마시게 했다.

이들은 구매 의사를 확인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 전화번호를 받아 갔다. 피해 학부모들은 조선족 말투를 쓰는 일당으로부터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다고 경찰에 신고하거나 학교에 알리겠다"는 내용의 협박전화를 받았다.

현장에서 마약음료를 나눠준 4명은 모두 체포되거나 자수했다. 경찰은 "마약 성분이 들어있는 음료인줄 몰랐다. 인터넷에서 아르바이트 모집 광고를 보고 지원했다"는 이들 진술에 따라 시음 행사를 가장해 마약음료를 퍼뜨린 주범이 따로 있을 것으로 보고 역추적 중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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