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 ‘핵우산 강화’ 별도 문건 천명…“실효적·강화된 방안 논의” [윤대통령 국빈 방미]
2023-04-25 09:21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13일(현지시간)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워싱턴DC)=정윤희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6일(이하 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북 확장억제와 관련된 별도의 문건을 발표한다. 그간 원론적으로 그쳤던 확장억제를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도를 한층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4일 워싱턴DC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결과물로 확장억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보다 진전된 확장억제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9월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와 11월 국방 당국간 안보협의회의(SCM) 등을 통해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논의해왔다. 이를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를 계기로 정상 차원의 문서에 ‘명문화’하는 것을 공식화한 것이다.

윤 대통령도 지난 19일 보도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확장억제와 관련해 “강력한 핵 공격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이상의 강력한 대응이 준비돼야 하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민들께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인해 갖고 계신 불안과 우려를 종식시킬 수 있는 두 정상간 보다 실효적이고 강화된 확장 억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다만, 구체적인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최종 문구는 조율 중인 과정에 있다”며 “보다 많은 말씀을 드릴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을 아꼈다. 일부 언론에서 거론하는 ‘북한의 핵공격에 대한 미국의 핵보복 대응’, ‘핵 공동기획·실행’ 등의 방안에 대해서도 “아직 정상회담 전이라 지금 상황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했다.

같은 날 백악관도 한미 정상회담에서 공동성명과 별도로 확장억제와 관련한 별도의 성명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같이 언급하며 “그 성명은 한국과 한국민에게 약속한 확장억제와 관련해 미국을 신뢰할 수 있다는 매우 명확하고 입증할 수 있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상회담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는 중요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으로, 양 정상은 이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북한 위협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증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 양국의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북한의 핵위협이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한국 내 자체 핵무장 여론이 나오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역시 지난 1월 외교부·국방부 업무보고 마무리발언에서 “(북핵) 문제가 더 심각해져서 대한민국에 전술핵을 배치한다던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서울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유사시 미국이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 수단 중 하나로 ‘핵’을 명시키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워싱턴DC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도착하며 5박7일간의 국빈 방문 일정에 돌입한 상태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12년 만이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국빈 방문 초청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2번째, 인도태평양 지역 정상으로는 처음”이라며 “한미동맹은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방미를 통해 지난 70년 한미동맹의 역사를 돌아보고 새로운 동맹의 미래를 천명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며 “확고한 가치동맹 위에서 경제, 첨단기술, 사이버안보, 문화콘텐츠 등 다방면의 협력 강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부연했다.



yun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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