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관저에서 열린 친교행사에서 한미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하며 악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워싱턴DC)=정윤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이하 현지시간) 정상회담에서 강화된 확장억제(핵우산) 방안을 담은 ‘워싱턴 선언(Washington Declaration)’을 채택한다. 이 선언에는 한미 간에 핵 협의그룹 NCG(Nuclear Consultative Group)를 창설하는 방안도 포함된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이틀째인 25일 워싱턴DC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대변인은 “이를 통해 확장억제의 정보 공유, 공동기획, 공동 실행을 포함하는 매커니즘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워싱턴 선언’에는 NCG 창설을 포함해 그간 원론적인 수준에 그쳤던 확장억제를 보다 구체화함으로써 보다 실효적이고 강화된 방안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의 확장억제 강화를 정상간 문서로 명문화했다는데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워싱턴 선언’은 정상회담의 전반적인 결과물을 담은 공동선언과 별도 문건으로 발표된다. 확장억제 관련 내용이 별도의 문건으로 명문화되는 것은 처음이다.

미국 백악관 역시 “워싱턴 선언은 수개월 동안 한국 정부와 논의돼왔으며, 잠재적인 핵위기 상황에서 우리의 확장억제 약속을 재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브리핑에서 “(워싱턴 선언은) 핵 및 전략적 기획에 초점을 맞추는 정기적인 양자 협의기구인 핵 협의그룹 NCG를 창설하는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며 “동맹국들에게 우리가 중대한 비상사태에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한 추가적인 통찰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 창설하는 NCG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가 가동 중인 핵기획 그룹(NPG)와 비슷한 ‘한국형 핵협의체’가 될 것이란 구상이다.

‘워싱턴 선언’에는 미군 핵추진 탄도미사일 잠수함(SSBN)의 한국 진입 등 미국의 전략자산의 한반도 상시 배치에 대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1980년대 초 이후 없었던 미국 SSBN의 한국 방문을 포함한 전략자산의 상시 배치를 통해 우리의 확장억제를 보다 가시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번 선언에는 ‘한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한다’는 내용도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의 핵위협이 고도화 되면서 한국 내에 자체 핵무장, 미군 전술핵 재배치 등의 여론이 커지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당국자는 또, “핵무기 사용 결정은 전적으로 미국 대통령의 권한”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핵무기 사용 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